"작은 교회들이 지켜온 믿음 그림으로 보여주고파"

제주CBS 김영미PD 2024. 6. 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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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당교회 김만중 장로
펜으로 제주의 작은 교회 80여 점 그려
장애 가진 아이를 위한 일기,"세상 편견에 당당히 맞서길"
송당교회 창립 50주년 다음세대를 키우는 교회로 성장
로드인터뷰_사람꽃
■ 방송 : CBS 라디오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4년 5월 25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송당교회 김만중 장로
왼쪽부터 황길상 목사, 김만중 장로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송당교회 김만중 장로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제주라이트교회 황길상 목사가 만나봅니다.

◆황길상> 지금 현학건축사무소에 나와 있습니다. 장로님을 건축설계사라고 소개해야 할까요. 아니면 작가라고 해야 할까요.

◇김만중> 일 관계로 만나면 건축설계 실장님이라고 불러주시고요. 그림으로 만나면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시는데요. 이렇게 불리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황길상> 얼마 전 그림 전시회를 하셨죠.

◇김만중> 통합제주노회가 열릴 때 제가 펜과 마카로 그린 작은 교회 그림 80여 점을 전시했습니다. 송당교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자체적으로 전시회를 준비하다가 이성규 담임목사님의 권유로 미리 전시회를 갖게 됐습니다.

◆황길상> 언제부터 그림을 그린 겁니까.

◇김만중> 고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그림으로 먹고살기 힘들다고 말리셔서 그림에 제일 가까운 일인 건축 설계 디자인 쪽을 택하게 됐습니다. 근데 제가 일을 하던 중에 폐암에 걸렸어요. 수술받고 나니까 내가 정말 좋아했던 게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됐고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황길상> 제주의 작은 교회만 그리는 이유가 있습니까.

◇김만중> 제가 송당교회를 다니거든요. 송당교회가 작지만 그 지역을 계속 지키고 있고 지역을 위해 노력하며 지켜온 믿음의 시간들이 있는데요. 그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하는 일이 현장을 많이 나가게 되는데요. 현장에 가면 교회들을 찾아서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작은 교회를 다니니까 작은 교회의 부족한 부분들을 알게 되고, 알려주고 싶어서 계속하게 됐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을 SNS에 올리면 이 내용을 보고 활용해서  작은 교회들이 현수막이나 스티커를 만들 때 굳이 디자인 회사에 맡기지 않아도 되니까 금전적인 도움도 줄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직접 그린 작은 교회 모습. 김만중 장로 제공


◆황길상> 송당교회는 장로님의 첫 번째 교회인가요.

◇김만중> 송당교회를 처음으로 다녔고 지금도 다니고 있습니다. 고모가 제가 어렸을 때 교회를 가자고 해서 갔는데요. 그 교회가 송당교회인 겁니다.

◆황길상> 부모님은 장로님 보다 늦게 교회를 다니셨나요.

◇김만중> 네. 제가 어렸을 때 집에서 굿을 하는 소리와 음식들이 널려 있던 게 기억나는데요. 저희 아버지가 많이 아프셨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 어머니가 '굿도 하고 다 해 봤는데 낫지 않으니까 교회를 가야겠다'고 하면서 교회를 나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군대 갔을 때 다니기 시작하셨는데요. 뭔지 모르는 공포감에 아프셨던 아버지는 어머니와 제가 교회를 다니고 목사님 오셔서 기도를 해주시면서 그다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버지는 이후로 많이 편안해지셨고요.

◆황길상> 장로님은 교회 차량 봉사도 하고 찬양도 인도하고 있다면서요.

◇김만중>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제가 아프기도 했지만 맡겨주시니까 그래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고요. 제가 군대를 운전병으로 나오게 된 것, 군대에서 친구들이 기타와 노래를 가르쳐 준 것들을 생각하면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이 준비시켜 주신 것 같습니다.

◆황길상> 기타는 계속 치고 있습니까.

◇김만중> 제가 대학 때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서 기타를 배웠는데요. 사실 클래식 기타를 배우려고 한 건 아니고 교회에 기타 치는 사람이 없어서 기타를 배우러 갔는데, 잘못 갔어요.

통기타를 배워야 되는데 클래식만 가르치는 거예요. 그래도 군대에서 배운 통기타 실력과 합쳐지니 봉사에는 도움이 됐고요. 지금 클래식 기타는 친구들과 매주 1회 월요일에 모여서 연습하고 연주회도 하고 있습니다.

◆황길상> 현재 작은 교회 그림뿐만 아니라 일기 형식의 책도 내고 제주의 마을 옛집들도 그리면서 작가 활동을 하는 걸로 압니다.

◇김만중> 일기는요. 제가 자녀가 넷인데, 그중에 막내가 약간의 장애가 있습니다. 근데 그 막내가 나중에 맞이하게 될 편견을 생각해서 그림일기를 막내 위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일기를 SNS(인스타@mjmandoo)에 올리면 많은 분들이 댓글과 좋아요를 눌러주시는데요. 그걸 본 우리 막내 아이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알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힘이 나겠죠. 그 일기를 책으로 내면 좋겠다는 주변의 권유로 2021년 '아빠가 쓰는 그림일기'라는 책도 내게 됐습니다.

제주의 풍경과 옛 건물들은 그림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각 마을을 돌면서 마을에 대해 공부도 하고 제주의 마을을 소개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전시도 하고 있습니다. 그림친구들과의 이 일도 참 보람있고 행복합니다.

김만중 장로가 직접 쓴 그림일기. 본인 제공

 
◆황길상> 4명의 자녀들이 아버지를 아주 자랑스러워할 것 같습니다.

◇김만중> 표현은 잘 안 하는데요. 제가 가끔 카페에 가면 그림을 그려서 그곳에 두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딸들이 대학생이 돼서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우연찮게 아빠 그림을 보게 되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요. 그때 아이들의 마음을 느낍니다.

◆황길상> 어떤 자녀로 성장하기를 소망합니까.

◇김만중> 다른 것보다는 일단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그 가운데서 또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저도 교회를 다녔고 우리 자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교회를 다녔잖아요.

그래서 부모가 봉사하는 것도 봤지만 어떻게 보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교회를 가고 저녁 늦게 들어오는 일들이 힘들 수도 있는데요. 전 우리 자녀들이 하나님을 믿는 게 힘든 건 아니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믿으면 행복한 시간들임을 알게 되고 즐겁게 믿음 생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황길상>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습니까.

◇김만중> 사실 제가 앞의 일은 계획을 잘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현재를 즐겁고 충실하게, 열심히 맡겨진 일을 하며 살자는 생각이고요. 제주의 교회를 소개해 주고 싶어서 제주교회를 다 그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황길상> 송당교회 얘기도 들려주세요.

◇김만중> 송당교회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예쁩니다. 교회도 예쁘고 목사님이 성도님을 대하는 모습도 예쁩니다. 성도님들은 아주 사소한 것부터 배려가 많으시고 항상 웃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저희 장로들보다 삶의 모범이 되는 분들이 많아서 저는 항상 배우고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길상> 송당교회에 다음세대도 많다면서요.

◇김만중> 저희 교회가 다음 세대를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합니다. 재정적인 부분이 부족하더라도 많은 부분을 주일학교와 청소년 부분에 사용하려고 하고요.

성도님들은 물질적인 것도 있지만 항상 애들을 보면서 따뜻하게 인사해 줍니다. 그리고 송당초등학교가 교회 바로 옆이라서 아이들이 교회에서 계속 놀아요. 그러다 보니까 학부모들도 교회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 친구들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예쁘게 함께 하고 있습니다.

◆황길상> 어떤 장로로 기억되길 원하세요.

◇김만중> 어떤 장로로 기억되는 것보다는 형, 동생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장로라는 직분이 주는 거리감이 느껴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서 부담 없는, 편한 장로가 되고 싶습니다.

◆황길상> 기도제목이나 소망이 있습니까.

◇김만중> 말씀드렸지만 저희 막내가 장애가 좀 있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계속 자랄 때까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하나님이 사랑해 주고 이웃들도 관심 갖고 사랑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씩씩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파봤으니까 가족들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고요. 교회식구들도 건강하게 믿음 생활하면서 마음 다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제 송당교회가 올해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 역사에 맞게 송당교회가 제 역할을 하길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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