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대출 문턱·늘어난 기업 자금수요에…1분기 산업대출 27조↑

김경민 기자 2024. 6. 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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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도 안산시 반달섬 일대 생활형숙박시설 건설현장 및 공실/미분양 사진. 2024.5.14 성동훈 기자

올 1분기 산업대출이 27조원 늘었다. 은행들이 기업 대출 문턱을 낮춘데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면서다. 다만 시설자금 대출의 증가폭은 2분기 연속 줄어 고금리와 경기 침체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를 보면, 올 1분기 말 모든 산업의 대출금은 191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보다 27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3분기까지 32조3000억까지 확대됐던 분기별 산업 대출 증가폭은 4분기 13조9000억원으로 축소다가 1분기 만에 증가폭이 두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대출 증가폭이 커진 것은 제조업에서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수요를 바탕으로 대출금이 크게 늘면서다. 4분기 감소 전환(-6000억원) 했던 제조업 대출금 증가폭은 올 1분기 12조2000억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이는 2020년도 2분기(16조1000억원) 이후 최고 증가폭이다.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모두 대출이 늘은 가운데 운전자금의 대출(-2조9000억원→8조2000억원)이 크게 불어났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연말 부채비율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을) 일시적으로 상환한 부분들이 회복되고, 연초에 기업들의 운전자금이 늘어나는 계절적 패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도 건설투자 확대로 자금 수요가 늘면서 증가 전환(-8000억원→2조1000억원)했지만 서비스업은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둔화된 부동산업과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증가폭(11조9000억원→11조원)이 줄었다. 다만 건설 업황 부진으로 실제 착공 실적이 줄면서 투자에 해당하는 시설자금의 대출 증가폭은 감소로 전환됐다. 서 팀장은 “건설업은 건설투자가 증가해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착공면적으로 보면 1분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착공물량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기 떄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용도별로는 1분기 운전자금이 14조7000억원으로 대출잔액이 5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전 분기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지만, 시설자금은 전 분기보다 12조3000억원 늘어 전 분기보다 증가 폭이 1조원 축소됐다. 3분기 연속으로 시설자금 증가폭이 10조원을 넘겼지만 2분기 연속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금융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1분기 산업대출은 25조7000억원 늘어 전 분기(16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은행의 기업 대출태도가 완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고금리 시기 위험 관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 전환(-3조1000억원→1조3000억원)하는데 그쳤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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