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스타급 인기’ 젠슨 황... 가슴에 사인 받는 여성팬까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열풍을 이끄는 가운데,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인기가 그의 모국인 대만에서 치솟고 있다. 최근에는 한 여성 팬이 가슴에 사인해달라고 요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젠슨 황이 록스타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막한 대만의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한 여성 팬이 젠슨 황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영상을 보면 젠슨 황은 인파에 둘러싸인 채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이때 오프숄더 브라톱에 흰색 카디건을 걸친 여성이 황 CEO에게 자신의 가슴을 내밀며 사인을 해달라고 했다. 황 CEO는 이 요청에 피식 웃더니 “정말이야?”라고 물었다. 여성 팬이 재차 원한다고 말하자, 황 CEO는 “이게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여성 의 내의를 한 손으로 조심스레 잡아 고정시킨 채 탱크톱 가슴 부분에 사인을 했다. 현장에선 환호와 웃음이 터졌다.
이 여성은 이후 인스타그램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날이었다. 오늘 제 소원을 이뤘다”며 글을 남겼다. 여성은 “AI 대부와 악수를 나눴고, 그가 옷과 휴대폰 케이스에 사인을 해줬다. 올해는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황 CEO의 사인을 인증했다.
젠슨 황은 대만‧미국 이중국적자로, 중국명 황런쉰(黃仁勳)이다. 대만에서 태어나 9살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건너간 1.5세대 이민자다. 1984년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1992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졸업 후 LSI로지틱스와 AMD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를 담당했다.
그의 나이 30세였던 1993년 친구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엠과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계하는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이후 GPU가 AI와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핵심으로 떠오르며 반도체 거물로 거듭났다.
젠슨 황의 고향인 대만에선 그를 ‘AI 대부’로 부르며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황 CEO가 대만 야시장을 방문하면 젠슨 황 맛집 리스트가 만들어져 공유되고 있다. 젠슨 황이 대만 프로야구팀 웨이취안 드래곤즈의 시구자로 나선 날에는 2만9688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정규 시즌 단일 경기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매번 공식 석상에 입고 나오는 톰포드 검정 가죽 재킷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야시장을 돌며 시민과 소통하고 가죽 점퍼를 입는 친근함이 그의 인기 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도 젠슨 황의 인기에 혀를 내두른다. 영국 BBC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젠슨 황에 대해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슷하지만 기술업계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비유했다. 밥 오도넬 기술 분석가는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컨퍼런스를 언급하며 “인파로 가득 차 실내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록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엔 대만 종합체육관에서 연설했던데 꼭 아레나 투어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5년 전 주당 50달러 미만이었던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뉴욕 증시에서 주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5일 10대1 액면분할을 앞두고 장중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119조원)에 진입하며 애플을 꺾고 시총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주가 상승으로 황 CEO의 재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황 CEO 재산 가치가 지난달 1000억달러(약 136조원)를 넘어서 전 세계 억만장자 15위에 올랐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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