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의혹 연일 공방…정쟁 소재된 '영부인' 때리기

노선웅 기자 2024. 6. 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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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타지마할 방문 '외유' 논란…기내식 비용 6292만원 쟁점 떠올라
'특검' 맞불에 文 "치졸한 시비"…의원들 '대리전' 나서며 공방 가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열린 '구례 양정마을-양산 평산마을 자매결연'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손뼉을 치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여야가 22대 국회 개원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관련 의혹을 놓고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진 모양새다.

'잊히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까지 직접 반박에 나선데다, 인도 측의 방문 요청 여부와 경비 사용 내역 등 쟁점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맞붙으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도종환 전 장관이 라디오에 나와 4월에 인도 정부가 문 전 대통령을 초대했다며 영부인도 최고급이므로 '혼자', '대신' 가도 된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며 "영부인은 선출공직자가 아닌 민간인이다. 인도가 모든 비용을 대줬으면 모를까, 대통령 동행이 아닌 영부인 단독 방문이면 문체부가 탄 예산이 아닌 청와대 예산을 쓰거나 자비로 가야했다"고 재차 비판했다.

앞서 배 의원은 2018년 김 여사의 인도 방문 당시 대한항공과 체결한 수의계약(2억3670만 원 규모) 중 기내식비 항목이 6292만 원으로, 연료비(6531만 원) 다음으로 많이 책정됐다며 호화 기내식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윤상현 의원도 지난 3일 김 여사 호화 외유성 순방 및 특수활동비 유용 및 직권남용 의혹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같은 당 김석기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가 문 전 대통령과 인도 방문 당시 인도 측에서 받은 선물과 관련해 대통령기록물을 훼손하고 무단으로 반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외국으로부터 받은 가액 10만 원 이상의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보관토록 하고 이를 손상하거나 무단 반출시킨 자를 처벌토록 하고 있는 현행법을 정면으로 위반함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자 문재인 청와대 출신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공방이 펼쳐졌다. 당시 정부 대표단장이었던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인도 모디 총리의 초청장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도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 하나도 없다. 셀프 초청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김 여사가 인도 측 초청을 받고 순방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힘이 타지마할 방문과 관련해 외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선 "인도 정부는 외국 정상이 오면 반드시 타지마할 방문 요청을 한다"며 "사전 일정표에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호화 기내식' 논란에 대해선 "어떤 정상 외교나 똑같다. 비행기 안에서 무슨 호화 파티를 할 수 있나"라며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 때 정상외교 비용을 비교하면 금방 나온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는 인도 방문 공세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는 것을 밝힌다"며 "김 여사의 인도 방문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저질 정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 대한민국 외교사에 남을 부끄러운 행태"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문 전 대통령의 직접 반박으로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의 논란에 대해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다"며 "아내의 순방을 건의했던 부처와 아내와 함께 갔던 부처가 멀쩡하게 있는데도 이제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 라며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 부끄럽지 않냐.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6일에도 김 여사가 인도 측에서 선물 받은 인도 전통 의상을 무단 반출해 블라우스로 재단해 입었다며 특검을 주장한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주장을 직접 반박하며 "제발 좀 품격 있는 정치를 하자"고 직격했다.

김 여사의 법적 조치 예고와 문 전 대통령의 반박에도 김장겸·박수영 의원 등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 도 전 장관과 고민정·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계속해서 반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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