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쫙 빼고 치맥은 국룰?…여름철이 더 무서운 ‘이 병’ [건강+]
발병 연령 낮아지는 원인…고칼로리 음식·음주 등 식습관
여름철에는 통풍 환자 발병률이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주로 6~8월에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통풍 환자는 7~8월이 상대적으로 환자가 적은 1~2월과 비교해 30~40%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에는 환자 수 12만9624명으로 통풍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 8월(12만9617명)과 7월(12만9140명) 순으로 많았다. 가장 환자 수가 적었던 달은 2월로 10만7714명이었고 1월에도 10만9399명으로 11만 명을 넘기지 않았다.
그 이유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액 내 수분 양이 줄어 체내 요산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서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섭취하는 음료와 맥주 등도 원인 중 하나다. 당과 알코올이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치킨과 맥주를 먹는 치맥은 통풍을 부르는 최악의 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치킨은 고단백 식품으로 통풍의 원인 물질인 요산을 발생시키는 퓨린 함유량이 높고 맥주는 주류 중 효모에 포함된 퓨린의 농도가 가장 높다.
통풍은 주로 중장년층 사이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20~30대 젊은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는 통풍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주된 원인으로 ‘현대인의 식습관’을 꼽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2년 통풍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50만9699명으로 2018년(43만935만명)과 비교해 5년 새 약 18.3% 증가했다. 과거에는 ‘40대 이상 남성’과 ‘50대 이상 여성’이 통풍 고위험군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20~30대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환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령대별 통풍 환자 증가율은 20대가 48.5%로 가장 높았다. 30대(26.7%)와 40대(22.6%)도 각각 2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그다음 60대(17.1%), 50대 (6.9%), 70대(3.8%) 순으로 나타났다.
송란 강동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고칼로리 음식이나 과당이 많이 첨가된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주스 등의 섭취와 음주가 요산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라며 “젊은 연령층에서 꾸준히 과체중, 비만 인구가 증가하는 비율과 통풍 환자 증가 비율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풍은 빠르게 치료하면 충분히 나을 수 있는 병이다. 급성 통풍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한 관절 내 주사 처방하거나 통풍 결절을 제거하는 수술치료도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기초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다. 요산이 덜 만들어지도록 하거나 요산이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약으로 체내 요산 수치를 조절한다.
송 교수는 “요산은 우리 몸 안에서 매일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약 또한 매일,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평생 복용하면서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신장 기능이 감소해 요산 배출 능력이 떨어진다.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져 꾸준한 통풍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약물 등 의학적인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 관리도 뒤따라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금주해야 하고 식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비만을 야기하는 고칼로리 음식은 요산을 증가시킨다. 야채 위주의 건강한 식단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통풍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송 교수는 “맥주와 막걸리 말고도 모든 술은 통풍에 좋지 않다”며 “레드와인의 경우 하루에 딱 한 잔까지 괜찮다고 하지만, 음주는 통풍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주범이니 금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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