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공포' 7-0 대승 본 중국 "월드컵 못 가겠다"… 탈락 불안감 절정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태국과 경기가 끝난 뒤 중국 현지 중계 방송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순위표를 띄웠다.
한국이 승점 13점으로 C조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중국이 승점 8점으로 2위, 태국이 승점 5점으로 뒤를 잇는다.
중국 팬들은 물론이고 언론까지, 순위표를 보고 "큰일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7일 선양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에서 비기기만 하더라도 3차 예선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지었으나 무산됐다.
2차 예선에선 각 조 상위 2위가 3차 예선에 진출한다.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태국에 승점 3점 앞선 조 2위. 문제는 마지막 상대가 완전히 엇갈린다는 점이다. 중국은 3차 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을 상대하는 반면 3위 태국은 조 최약체이자 3차 예선 진출이 좌절된 싱가포르와 경기한다.
중국이 한국과 비기면 자력으로 조 2위를 확정짓지만 지면 문제다. 이번 대회는 FIFA가 주관하기 때문에 승점이 같았을 때 골 득실을 따진다. 현재 골 득실은 중국이 +1이고, 태국이 -2다. 따라서 태국이 싱가포르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다면 골 득실 차이를 뒤집을 여지가 있다.
태국을 상대로 비기고 2차 예선에서 월드컵 꿈을 접을 가능성이 생긴 것에 대해 중국 팬들은 불안감이 절정이다. 소후 닷컴에서 중국과 태국 경기 결과를 다룬 기사에 "부끄럽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팬은 "이게 중국 팀의 정상적인 수준"이라며 "이제 우리는 아시아에서 이길 수 없다"고 혹평했다.
게다가 같은 날 최종전 마지막 상대 한국이 싱가포르를 상대로 보여준 화력에 불안감은 두 배로 커진다. 한국은 싱가포르 원정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이 절정의 경기력을 보였고 공격 핵심인 이강인과 황희찬이 골맛을 봤으며, 김민재가 빠진 수비진도 안정적이었다. 최종전에서 승패가 중요해지지 않은 만큼 중국을 상대로 깜짝 선발 카드를 내밀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김도훈 감독은 정예 멤버를 내세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과 싱가포르 경기 결과를 다룬 소후 닷컴 기사에 중국 팬들은 "두렵다"는 반응이다. 한 팬은 "큰일났다"며 "수비에 집중하고 역습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팬은 "손흥민과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사실상 승리 희망을 내려놓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한 차례 뿐이지만, 3차 예선까지는 꾸준히 얼굴을 내밀었다. 중국이 2차 예선에서 탈락한다면 12년 만에 굴욕이다.
중국은 아시안컵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부진 속에 2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을 경질하고 크로아티아 출신 이반코비치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싱가포르와 2차 예선 네 번째 경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반코비치 감독은 지난 3월 데뷔전에서 C조 최약체인 싱가포르를 상대로 2-2로 비기는 바람에 2차 예선 탈락 가능성을 만들더니, 이날 태국전 1-1 무승부로 그 가능성을 키웠다.
경기가 끝나고 이반코비치 감독은 "현장에 와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연 뒤 "좋은 경기 환경을 조성하고 응원해 줬는데 태국을 상대로 이기지 못해 아쉽다"고 사과했다.
이어 "선수들이 전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전 준비가 되어 있고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국 주장 왕다레이는 경기가 끝나고 방송 인터뷰에서 "홈에서 태국을 상대로 이기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축구는 팀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주장으로서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 어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고 골까지 넣어 기쁘다. 그들이 잘하도록 내가 이끌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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