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은 ISS 도킹, '스타십'은 스플래시다운…미 우주개발 속도 낸다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Starliner, 이하 스타라이너)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성공적으로 도킹했다. 스페이스X는 길이 120m의 우주선 '스타십'의 지구 무사 귀환에 성공했다. 최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달 뒷면 토양 채취에 성공하는 등 전 세계 우주 개발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우주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보잉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가 6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 도킹에 성공했다. /AP=뉴시스

6일(현지시각) CNN 등 복수의 외신은 이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보잉 스타라이너가 오후 1시34분(한국시간 7일 오전 2시34분)쯤 ISS 모듈에 성공적으로 도킹했다고 밝혔다.

스타라이너는 전날 오전 10시52분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된 후 시속 약 2만8160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다 도킹을 시도했다. 이는 지난달 6일과 이달 1일 기술적 결함으로 발사가 취소된 뒤 세 번째 시도 만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궤도에 안착해 비행을 시작한 스타라이너는 이날 12시15분쯤 도킹 예정이었으나 일부 제트 추진기에서 헬륨 누출 등 기술적 장애가 발생해 1시간 지연됐다. 구체적인 원인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나사와 보잉은 이 문제가 임무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스타라이너에 탑승한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는 58세의 버치 윌모어와 61세의 서니 윌리엄스다. 윌모어는 퇴역 해군 대위이자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며, 윌리엄스 역시 해군 헬리콥터 조종사 출신으로 30종 이상의 항공기를 조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존 정거장에 있던 우주비행사 7명과 만난 후 간단한 환영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스는 이 자리에서 "우주에 오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8일 동안 우주정거장에서 지내다 스타라이너를 타고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스타라이너에 탑승한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버치 윌모어(왼쪽)와 서니 윌리엄스의 모습이다. /로이터=뉴스1

이번 유인 시험비행은 2022년 5월 스타라이너가 우주비행사를 태우지 않고 무인 비행에 성공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아울러 이는 나사의 프로젝트를 위해 우주 비행사를 우주로 보내고, 우주에서 지상으로 귀환시킬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한 마지막 주요 단계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ISS 도킹 성공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나사는 이번 비행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스타라이너를 ISS와 지상 간의 인원 수송에 정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CNN 등 외신들은 스타라이너의 도킹 성공을 '역사적인 시작'이라며 주목했다. abc뉴스는 "스차라이너가 첫 번째 우주 비행사 유인 시험 비행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보잉 우주선의 비행 적합성을 입증하고 스페이스X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중요한 테스트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미국의 우주 개발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나사의 또 다른 민간 파트너인 스페이스X는 2020년부터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활용해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들 우주로 실어 나르고 있다. 앞서 나사는 지난 2014년 심우주 탐사에 전념하기 위해 지구 저궤도 유인 운송을 민간 기업에 맡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보잉, 스페이스X와 각각 42억달러(약 5조7258억원)와 26억달러(약 3조5445억원)의 유인 캡슐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이날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지구 귀환에 필요한 '스플래시다운'을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스플래시다운은 우주선이 지구로 대기권 안으로 돌아와 착륙할 때 낙하산을 활용해 엄청난 속도를 안전하게 줄이면서 바다에 착륙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동안 스타십은 여러 차례 발사 문제와 항로 이탈 문제, 이후 착륙과정에서의 궤도 이탈 및 실종, 스플래시다운 실패 등으로 완전한 비행 및 귀환을 이루지 못해 왔다. 스타십은 길이 120m로 역대 인류가 만든 로켓 중 가장 크다.

전 세계 우주 개발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인도와 일본의 무인 탐사선은 각각 달 착륙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4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6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서 토양, 암석 샘플 채취까지 이뤄냈다. 지금까지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등이 달 표면 착륙에 성공했는데 달 뒷면에서 토양, 암석 샘플을 채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