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지오 고문 "미국도 대통령이 탐사계획 발표...성공률 20% 높은 편"

최상현 2024. 6. 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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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이 "특정 지역에서 석유나 가스가 매장돼 있을 잠재력을 발견하면 장관이나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도 직접 탐사 관련 발표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동해 앞바다에 35억 배럴에서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심해탐사 전문가다.

아브레우 고문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나라도 시추 성공이 아닌 매장 가능성만 가지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경우가 있나'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낮아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자원개발 사업은 정부 수장이 직접 발표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아브레우 박사 답변이다. 실제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0년 3월 "1년여의 고민 끝에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확보에 대한 미국인의 갈망, 미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안 유전개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연설했다. 이를 통해 멕시코만 인근 동부해안 시추가 29년만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같은 해 4월 중순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사고'가 터지며 신규 시추를 다시 금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날 아브레우 고문는 동해 심해 가스전에 석유·가스가 존재할 개연성이 높다고 역설하는데 회견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기존 3개 유정에서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기반암, 저류층, 덮개암, 트랩 4가지 요소가 모두 존재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40억 배럴의 석유가 발견된 가이아나 리자 광구와도 동일한 유형의 제반 요인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시추 성공률 20%에 대해서는 "5개의 유망구조를 시추하면 1개가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양호하고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현재까지 7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했고, 앞으로 추가 유망구조를 더 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가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가이아나 리자 광구의 시추 성공률은 16%였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다만 아브레우 고문은 "몇 가지 리드를 기반으로 유망구조를 도출했지만, 지구과학적인 이상 징후를 통해 탄화수소의 양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누락됐다"며 "이같은 리스크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시추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석유공사와 정부, 아브레우 박사는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호주 최대 석유개발기업 우드사이드가 동해 가스전 탐사를 한 차례 포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규모 3D 탐사를 실시한 뒤 충분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철수 의사를 통보했다"며 "BHP사와의 합병 문제가 얽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액트지오의 법인 주소지가 '가정집'으로 나타나 있고, 직원 수도 수 명에 그쳐 분석 결과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아브레우 고문은 "제 자택이 맞고, 직원 수는 현재 14명"이라면서도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의 분석을 담당하는 건 이 산업에서 일반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오는 12월부터 본격 시추에 착수할 계획이다. 7개 유망구조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대왕고래' 해역부터 시추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지난달 초 노르웨이의 유명 유전개발업체인 '시드릴'과 4700만 달러 규모의 시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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