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도움 해트트릭'에 더 놀란 김도훈, '34세 54일' A매치 데뷔골…홍명보 만나 '만개'

김성원 2024. 6. 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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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이었다.

주민규와 5년 만에 재회한 A대표팀 '임시 사령탑' 김도훈 감독은 7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어제 주민규가 득점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 전에 주민규와 최전방 공격수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미 이야기를 나눴다"며 "너무 내려오지 말고, 전방에서 기다리면 기회가 더 올 것이라고 봤는데 득점 장면을 돌아보면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축하받을 일이라 생각했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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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는 주민규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축구 대표팀 주민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주민규는 전날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차전에서 데뷔골과 도움 3개를 기록해 대표팀의 7-0 대승을 이끌었다. 2024.6.7
싱가포르에게 대승 거두고 귀국하는 주민규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 주민규가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를 마친 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대표팀은 11일 중국과 2차 예선 마지막 6차전을 치른다. 2024.6.7
인터뷰하는 김도훈 감독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차전에서 7-0 대승을 거둔 축구 대표팀 김도훈 임시 감독이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3개월 전이었다. 한국 축구 역사의 한 단락이 바뀌었다.

'주민규(울산)'라는 이름이 새겨졌다. 그는 33세333일, 최고령 A대표 발탁에 이어 33세 343일, 데뷔전 기록를 새롭게 작성했다.

주민규는 3월 21일에 이어 26일 A매치 2경기 연속 출전했다. 안방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1대1 무)에선 선발 출전해 62분을 소화했다. 태국과의 원정 4차전에선 후반 11분 교체투입돼 A매치 첫 승(3대0)의 감격을 누렸다.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시대가 야속할 뿐이었다. 주민규는 두 차례나 K리그1 득점왕을 거머쥐었지만 단 한 번도 시험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됐다.

그는 색깔이 다른 스트라이커였다. 양지보다 음지를 지향하는 포스트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활동반경도 넓었다. 중원까지 내려와 공간을 창출했다. 최전방은 원톱과 제로톱을 오가는 유형으로 변신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에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다. A매치 데뷔골이었다. 그 고지도 드디어 밟았다. 주민규는 6일 싱가포르의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5차전에서 전반 20분 마침내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김진수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1990년 4월 13일생인 주민규는 34세 54일의 나이로 A매치 데뷔골을 작성했다. 다만 최고령 기록은 아니다. A매치 최고령 득점 기록은 '전설' 김용식 선생(39세274일)이 보유하고 있다.

골 넣은 손흥민 (싱가포르=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골을 넣은 뒤 주민규와 기뻐하고 있다. 2024.6.6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팀 두번째 골 넣은 주민규 (싱가포르=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전반전 팀 두번째 골을 넣은 주민규가 동료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4.6.6
득점의 기쁨 함께 나누는 이강인과 주민규 (싱가포르=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전반전 선취골을 넣은 이강인이 주민규와 기뻐하고 있다. 2024.6.6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골 뿐이 아니다. 주민규는 '도움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그는 전반 9분 이강의 선제 결승골에 이어 후반 8분 손흥민, 후반 9분 이강인의 세, 네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며 7대0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1골-3도움을 기록한 후 후반 13분 황희찬과 교체됐다.

주민규는 2013년 2부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주 포지션도 미드필더였다가 프로에서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상무 시절 1부를 경험했지만 원소속은 2부였다. 2019년 시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만년 2위' 울산 HD가 손을 내밀었다. 당시 울산은 김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꿈꾸던 세상이 아니었다. 28경기에 출전해 5골-5도움에 그쳤다. 그는 이듬해 또 다시 2부행을 선택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재출발해 1부 승격을 이뤘고, 득점왕에도 올랐다.

주민규는 지난해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의 손을 다시 잡았고, 다른 축구 인생이 열렸다. 득점왕 탈환과 함께 생애 첫 K리그1 우승도 경험했다. A대표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주민규와 5년 만에 재회한 A대표팀 '임시 사령탑' 김도훈 감독은 7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어제 주민규가 득점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 전에 주민규와 최전방 공격수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미 이야기를 나눴다"며 "너무 내려오지 말고, 전방에서 기다리면 기회가 더 올 것이라고 봤는데 득점 장면을 돌아보면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축하받을 일이라 생각했다"고 격려했다.

그리고 "3도움을 올렸는데 난 사실 몰랐다. 득점력만 가진 게 아니라 팀플레이에 어울리는 지점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나와 나도 기분이 아주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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