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밉상' 클린스만, 입방정 또 시작..."한국에선 웃으면 안 돼"→경질 원인은 "손흥민·이강인 싸움 때문"
[포포투=김아인]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전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국 감독 부임 시절을 언급했다. 자신이 경질된 이유가 선수단 불화에 대한 책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남겼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앨런 시어러가 클린스만과 가진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오는 여름에 열리는 유로 2024와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독일과 미국 국적을 가진 클린스만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여기에는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지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충격적인 선수단의 불화가 알려졌다. 영국 '더 선'은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요르단전이 열리기 전, 손흥민은 동료들과 몸싸움에 휘말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 식사를 빨리 마쳤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였던 식사 자리를 벗어나는 게 맘에 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손흥민이 문제 삼은 선수들 중에는 이강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언성이 높아졌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빠르게 사실이라고 인정했고, 논란이 거세지자 이강인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남겼고, 직접 영국으로 건너가 손흥민과 동료들에게 사과를 전하면서 화해를 마쳤다.
클린스만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이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요르단전 전날 밤,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젊은 선수 몇 명이 조금 더 일찍 일어났다. 그들은 탁구를 치려고 옆방으로 이동했다. 그러다 좀 시끄러워지자 손흥민이 그곳으로 걸어갔고, 갑자기 이강인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나는 코치들에게 '이제 끝났어. 지금 당장은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강한 팀과 싸울 수 없다는 걸 알았어'라고 말했다”고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 사건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요르단전 패배 원인을 두 사람의 싸움 탓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했다. 그는 "전혀 예상 못했다. 사실 우린 매우 긍정적이었다. 경기를 치열하게 싸웠고 극적인 순간이나 승부차기로 이겨냈기 때문에 잘 될 거라 생각했다. 정말 슬펐던 것은 그 순간 팀과 개개인 선수들이 커리어에서 가장 큰 기회를 잃었다는 거다. 그 싸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요르단을 이겼을 것이고 결승에서 카타르와 맞붙었을 거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은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문제 등의 책임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자신이 경질된 이유 역시 두 선수의 싸움에서 발단이 됐다고 생각했다. 클린스만은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우리 코치들을 싸움의 책임자로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클린스만이 물러난 건 단순 대회 성적 때문이 아니었다. 부임 직후부터 클린스만은 재택근무 논란, 선수 선발 논란, '인플루언서' 활동 논란, 무전술 논란 등 수도 없는 논란을 양산하며 팬들의 의문을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않았다. 아시안컵 대회 기간에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극장 승리가 반복됐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어떤 질문에도 결과가 나오면 그 후에 평가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후 한국이 우승에 실패하면서 대한축구협회(KFA)에서 전력강화위원회와 임원회의를 거친 끝에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1년 만에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클린스만은 여전히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한국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는 적응하려 노력했지만 내가 100% 모든 것에 적응하길 원하면 왜 처음부터 외국인을 고용하나? 한국식을 원한다면 한국 감독을 고용하는 게 훨씬 더 쉬웠을 거다. 나는 선수들 70%가 유럽에 있었기 때문에 한국과 유럽 사이를 자주 오갔다. 난 아마도 한국의 외국인 감독 중 대학 경기, 2부 리그 경기, 유소년 경기를 보러 간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고 단언했다.
대회 당시 '웃음'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클린스만은 한국이 충격적인 무승부나 패배를 당하는 동안에도 시종일관 미소를 띠며 '분위기 파악'을 못 한다는 눈총을 받았다. 유럽 현지에서도 클린스만의 미소에 대해서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한국 감독으로서 경기에서 지면 상대를 축하해주고 웃으면 안 된다.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악수를 하긴 하지만 매우 진지하게 해야 한다.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매우 달랐다. 그들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만, 매우 정중하고 친절하다. 그러나 4강 진출 후 한국인들은 나를 안으며 '감독님, 감사합니다. 몇십 년 만에 가장 흥미로운 대회였어요'라고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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