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와 비교가 부담? 오히려 영광이죠” KIA 최강 외국인, 풀타임 문제없다 ‘자신감’

김태우 기자 2024. 6. 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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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일은 시즌 12경기에서 73이닝을 던지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48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투수 부문 순위표를 주도하는 중이다. ⓒ곽혜미 기자
▲ 네일은 “페디와 비교되는 것이 나에게는 영광이다”면서 “페디의 피칭 영상을 보면서 공부도 하고, 피칭 디자인을 따라하려고 노력도 한다”고 덧붙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선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2년간 외국인 투수가 이런 저런 문제를 일으키며 고전했던 기억이 생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진도가 늦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장 신중하게 선수를 판단했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KIA는 경력이 화려한 윌 크로우, 그리고 크로우보다는 경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확실한 장점을 가진 크리스 네일(31)을 차례로 영입했다. 원래 기대치는 크로우 쪽이 더 높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네일이 리그 최강의 외국인 투수로 치고 나가고 있다. 크로우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상황에서 네일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네일의 지금까지 성적은 환상적이다. 시즌 12경기에서 73이닝을 던지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48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투수 부문 순위표를 주도하는 중이다. 피안타율은 0.225,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4로 안정감이 있다. 75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내준 볼넷은 단 14개뿐이었다. 보통 탈삼진/볼넷 비율은 투수의 선행지표로 불리는데 네일은 여기서도 별다른 불안감이 없이 순항하는 셈이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네일의 성적이 이렇게 좋다보니 ‘감히’ 에릭 페디(30·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비교하는 시선도 생겨나고 있다. 전체적인 구속과 완성도에서 페디쪽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도 많지만, 적어도 성적만 놓고 보면 페디 못지않은 게 현재의 네일이다. 지난해 KBO리그를 평정하며 MVP까지 수상한 페디는 첫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4, WHIP 1.05를 기록했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뚜렷한 타고 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네일의 성적은 페디에 비해 더 좋거나, 혹은 최소 떨어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네일 또한 시속 150㎞에 이르는 싱커와 강력한 스위퍼를 주무기로 한다. 스위퍼의 결은 페디와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전체적인 구종 그림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페디와 네일은 계속해서 비교 대상이 될 전망이다.

네일도 자신이 페디와 비교되고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들어서 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페디와 비교 자체가 영광이라는 게 네일의 속내다. 또 페디는 자신의 좋은 교과서라고도 덧붙였다. 네일은 6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페디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다”면서 “페디와 비교되는 것이 나에게는 영광이다”고 이야기했다.

네일은 “페디의 피칭 영상을 보면서 공부도 하고, 피칭 디자인을 따라하려고 노력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KBO리그에서 성공한 페디고, 페디와 구종 분포가 어느 정도 유사한 점도 가지기에 네일도 이를 공부하며 자기 것으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네일은 시즌 초반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며 순항 고도에서 속도를 붙이고 있다. “갈수록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일부 회의론자의 시선을 최근 3경기 19이닝 1자책점 역투로 불식시켰다.

▲ 네일은 “매일, 매주마다 내 루틴을 잘 지키면서 준비를 하고 있고, 100이닝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곽혜미 기자

네일의 마지막 관문은 이닝이 불어날 때의 대처 능력이다. 네일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던져본 적은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 등판은 2019년이 마지막이었다. 2021년부터는 주로 불펜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에 가기 위해서는 선발보다는 멀티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이 더 손쉬운 길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일은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합쳐 74⅓이닝, 2022년에는 합계 82⅓이닝을 소화했다. 그것도 대다수 불펜이었다. 한 경기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힘을 쏟는 선발과는 또 다른 이닝 계산이다.

2019년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뛰며 141⅓이닝을 소화한 적이 있지만 최근 3년은 그 정도 이닝까지는 가지 않았기에 네일의 진짜 시험대는 지난해 소화 이닝을 넘긴 이제부터, 혹은 100이닝 이상 소화 시점부터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네일은 풀타임 소화를 장담하고 있다. 현재 컨디션도 좋고, 그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네일은 “현재까지 몸 컨디션은 너무 좋고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관리를 너무 잘해주고 있다”면서 “매일, 매주마다 내 루틴을 잘 지키면서 준비를 하고 있고, 100이닝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마운드에서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디는 지난해 180⅓이닝을 던지면서도 스태미너를 유지한 끝에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네일이 이제 진짜 관문을 뚫으러 가는 가운데 발걸음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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