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하이브리드 지도체제, 한동훈 견제용 아냐”

“당대표 궐위 대비 조직안정용
절충형도 협의제로 운영될 것”
나경원 “봉숭아학당 기억 난다”

황우여(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절충형(하이브리드) 지도체제를 논의하는 것을 두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견제용이라는 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절충형 체제 논의에 있어 방점은 차기 당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등 궐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 안정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를 손보는 데 있어 한 전 위원장 등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고치면 위험하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당 대표 선거에서 2등을 했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최고위원’이고, 그 앞에 ‘수석’을 붙인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황 비대위원장이 구상한 절충형 체제는 당 대표 선거에서 1위가 대표, 2위가 수석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다.

현재 단일 체제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뽑는다. 절충형 체제를 당헌·당규에 반영하더라도 ‘당 대표 유고 또는 궐위 시 수석최고위원에게 당 대표를 승계할 수 있다’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황 비대위원장의 설명이다.

황 비대위원장은 현 단일 체제의 핵심 요소인 ‘협의제’를 ‘합의제’로 손보진 않는다는 계획이다. 그는 “주요 당 의사결정을 투표에 부치는 합의제로 바꾸는 순간 집단지도체제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절충형 체제는 당 대표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협의제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내 2인자의 등장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잡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당 대표 출마를 고민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집단지도체제는 ‘봉숭아학당’의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면서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제도 올바른 대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위원장 여상규) 내에선 지도체제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급조된 특위에서 지도체제를 논의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이 표출돼 다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정선·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