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LSL은 美 '연구기지'…'넥스트 세노바' 집중"
세노바메이트 성공전략은 '미국 중심'
'세컨드 프로덕트' 적극 투자…"뇌종양 항암제 주목"
글로벌 제약사와 '디지털 치료제' 공동개발 협의…RPT 로드맵, 3분기 공개
"글로벌 업계엔 'NIH 신드롬'이 있어요. Not Invented Here, 자기 나라에서 개발되지 않은 외부 신약 파이프라인은 배척한단 의미에요. 미국 시장을 뚫으려면 제품과 인력, R&D(연구·개발) 등 모든 게 현지 중심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LSL(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은 SK바이오팜의 미국 '연구기지'인 셈이죠."
6일(현지시간)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마지막 날인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연구할 때 파이프라인만 가져온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키워가려면 그 물건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력이 중요하다"며 "LSL는 SK바이오팜의 미국 연구기지다. 개발 분야에선 이미 자리를 잡았고 세노바메이트 관련 확장된 R&D를 미국에서 중점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의 대표작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는 회사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제품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독자 진행한 뇌전증 '국산 신약'이다. 올해 1분기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액은 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5% 늘었다. 이 사장은 "세노바메이트 아시아 임상 3상이 끝났고 오늘 관련 데이터를 확인했는데 굉장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미국 업계에선 SK바이오팜을 벨기에 UCB, 아일랜드 재즈 파마슈티컬스와 함께 중추신경계(CNS) 약물 전문 글로벌 톱(TOP)3 기업으로 인식한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 진행한 미팅만 200건에 달한다"고 자신했다.
성과 배경으로 이 사장은 '미국 중심 전략'을 꼽는다. SK바이오팜은 일찍이 미국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1993년 미국법인 LSI(SK라이프사이언스Inc.)를 설립하고 LSL(SK라이프사이언스랩스·구 프로테오반트)과 각각 현지 영업 및 임상 개발로 조직 역할을 나눴다. 이 사장은 "이런 전략은 결국 R&D를 글로벌화하는 길"이라며 "항암제 영역 진출에 더해 신규 모달리티를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이르면 2029년까지 세노바메이트가 벌어들일 현금만 3조원 이상에 달한다고 전망, 이를 '넥스트 세노바메이트'가 될 세컨드 프로덕트(Second product) 및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단 입장이다. 차기 제품으로는 기존 세노바메이트를 보완할 뇌전증 모델에 더해 CNS 관련 제품 등을 고려 중이다. 이 사장은 "가능성이 높은 제품 선정이 중요할 것"이라며 "뇌전증 1~2개, CNS 1~2개, 항암제 2~3개 정도의 파이프라인을 향후 5년간 끌고 가야 한다. 항암제 분야로는 뇌종양 쪽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다음은 중국이다. SK바이오팜은 앞서 지난 4월 중국 합작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이하 '이그니스')에 비마약성 통증치료제 후보물질 'SKL22544'를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중국 내 CNS 분야는 항암제만큼 경쟁이 많지 않다"며 "이그니스가 CNS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며 "오는 12월쯤 중국 시장 관련 전략이 좀 더 구체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제약사와 뇌전증 징후를 감지하는 디지털 치료제 공동 개발 협의도 진행 중"이라며 "전 세계에 이러한 디지털 치료제를 보유한 회사가 없다. SK바이오팜이 뇌전증 데이터를 갖고있는 만큼 이 뇌파 데이터를 AI(인공지능)로 분석, 뇌전증을 감지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의 3대 신규 모달리티인 RPT(방사성의약품 치료제), TPD(표적단백질분해), CGT(세포·유전자 치료제) 가운데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RPT 영역의 로드맵은 연내 공개된다. 이 사장은 "올해 3분기쯤 SK바이오팜이 구상 중인 파이프라인 및 방사성동위원소 확보 방안 등 완성된 비즈니스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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