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맨먼저 마친 네덜란드, 극우 PVV 약진 ‘31석중 7석’ 얻을듯

유럽내 극우 연쇄 돌풍 우려
출구조사서 PVV 6석증가 전망
빌더르스 대표 “EU 변화 신호”

유럽의회 선거를 처음으로 마친 네덜란드에서 극우정당이 의석수를 대폭 늘릴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를 기점으로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극우정당이 연쇄적으로 약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은 이날 실시된 네덜란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를 인용해 노동·녹색좌파 연합이 극우 성향 자유당(PVV)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네덜란드에 배정된 총 31석 중 노동·녹색좌파 연합이 8석, 그 뒤로 PVV가 7석을 얻을 전망이다. 현재 의석수와 비교하면 노동·녹색좌파 연합은 1석이 줄어든 반면, PVV는 6석이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선거 후 노동·녹색좌파 연합의 해체 수순이 예정돼 있어,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현실화될 시 PVV가 사실상 제1당으로 등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헤이르트 빌더르스 PVV 대표는 “유럽연합(EU)의 상황이 바뀔 것이라는 신호”라면서 “많은 네덜란드 유권자가 다른 EU를 원하고 더 강한 민족국가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선거 투표는 이날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7일에는 아일랜드와 체코(∼8일), 8일에는 라트비아와 몰타, 슬로바키아, 이탈리아(∼9일)에서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나머지 20개 회원국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네덜란드의 극우 물결은 다른 유럽 국가들로까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들이 총 720석 가운데 약 200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직전 선거 대비 약 50% 급증한 것이다. 극우정당의 약진은 고물가·고금리,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택난과 불법 이민자 급증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각국 젊은층 사이에서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의회가 EU 입법, 예산안 심의·확정권 등의 권한을 갖는다는 점에서 극우정당의 약진은 곧 EU 정책 전반에 걸친 ‘우클릭’ 기조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