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인육' 먹이고 집단 학살 만행…80년 전 '밀리환초' 사건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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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태평양 마셜 제도 '밀리환초'에서 일어난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은 7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밀리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밀리환초 사건'은 태평양 전쟁 말기 마셜 제도 동남쪽 끝에 위치한 밀리환초에 강제동원됐던 조선인들이 일본군의 잔혹행위에 집단으로 저항했다가 학살 당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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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와 진실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으면 역사는 반복될 수 밖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1945년 태평양 마셜 제도 '밀리환초'에서 일어난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은 7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밀리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는 일본 강제동원 연구자이자 사학자인 다케우치 야스토(竹内康人) 씨가 함께했다.
'밀리환초 사건'은 태평양 전쟁 말기 마셜 제도 동남쪽 끝에 위치한 밀리환초에 강제동원됐던 조선인들이 일본군의 잔혹행위에 집단으로 저항했다가 학살 당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0년 국무총리 산하 한시조직으로 활동했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의해 경위와 피해자의 성(性)과 출신 군(郡)이 밝혀진 바 있다.
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 사망 피해자가 전부 '전남' 출신 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조차 사건이 알려지지 않아 재조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연구자인 다케우치 야스토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군 군속 신상조사표'를 바탕으로 밀리환초 사건 관련 생존자가 95명, 사망자가 55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총살에 의한 사망이 32명이며, 자결한 희생자는 23명이다.
사망자 55명 중에는 담양 출신이 25명으로 가장 많고 그 밖에 광양 7명, 고흥 5명, 순천 4명, 광산 4명, 화순 3명, 보성 3명, 광주 2명, 무안 1명, 나주 1명 등 모두 전남이 본적지다.
다케우치 야스토 씨는 "'밀리환초 학살'은 식민 지배하에 민족성을 빼앗아 강제적으로 집단동원하고 전쟁의 최전선에 노동력을 배치한 사건"이라면서 "과거 대한민국 정부가 일부 진상규명을 했지만 단순히 조사만 이뤄졌을 뿐이지 이 피해 실태가 지역에 알려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아사(餓死) 직전에 몰아넣고 인간의 육식을 강제하고 학살까지 한 역사가 은폐돼 이젠 책임은 물을 수도 없고 실태는 알려지지 않은 채 80년이 지났다"면서 "전쟁의 피해와 진실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다면 역사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 △피해자들의 본명(本名·명확한 이름)과 밀리환초에 동원된 이유를 밝힐 것 △명예회복 △추도·기념·역사계승 등을 요구했다.
일본군은 1945년 3월 1일 밀리환초 섬 중 하나인 체르본 섬에서 조선인들을 반란죄로 총살했다.
당시 밀리환초에는 1942년 초 전남도에서 동원된 800~1000여 명이 군속 신분으로 비행장 활주로 건설 등 일본군의 군사시설 구축 공사에 동원돼 있었다.
1944년부터 미군의 해상 봉쇄로 보급로가 끊어지면서 고립되자 섬 곳곳으로 분산 배치해 현지 자활(자력갱생)을 추진하고 있었다.
증언에 따르면 1945년 초 일본군이 조선인 2명을 살해한 인육을 '고래 고기'라고 속여 배급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선인 군속들은 일본군 감시병 11명을 살해하고 탈출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거사를 실행하던 중 일본군 일부가 도주해 옆 섬에 있는 일본군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중무장한 일본군 토벌대에 의해 대다수 조선인이 밀리환초에서 반란죄로 총살됐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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