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탐사 장래성 없다?…석유공사 "철수 당시 충분한 평가 안해"
"우드사이드, 탐사 자료 평가 없이 철수"
액트지오 대표 "성공률 20%, 높은 수준"
"동해 심해 프로젝트, 유망성 상당히 높아"
한국석유공사는 호주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가 과거 동해 심해 탐사사업에서 철수할 당시 "충분한 평가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드사이드가 지난 2022년 3월 철수 의사를 밝히면서 '(심해 탐사 자료를) 충분히 평가하지 못하고 철수한다'는 말을 전했다"며 "당시 BHP와 합병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서 (평가를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BHP는 호주의 자원개발기업이다.
석유공사의 이같은 설명은 우드사이드가 동해 심해의 탐사는 진행했지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한 언론은 우드사이드가 동해 탐사사업을 철수하면서 장래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지만, 애초 장래성을 분석한 일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전날에도 석유공사는 "석유·가스 개발 과정은 물리탐사 자료 수집·전산처리·자료해석 과정을 거쳐 유망구조를 도출하고 탐사시추를 통해 부존여부를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진행된다"며 "우드사이드는 보다 정밀하고 깊이있는 자료해석을 통해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치 우드사이드가 유망구조에 대한 심층 평가를 통해 장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려 철수했다는 해석은 당시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날 "우드사이드는 2010년 처음 (동해 심해 탐사사업에) 들어와서 저류층과 근원암 등 유망성을 확인했다"며 "10년간 탐사 기간이 끝났으면 떠나는 게 일반적인데 우드사이드는 이후 다시 한번 10년간의 탐사권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드사이드가 2023년 1월에 철수한 이후 대규모 3D 검사를 실시했고 울릉분지 전체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며 "액트지오는 이같은 자료들을 분석해 유망구조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해 심해에서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확인한 미국 컨설팅 업체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도 동석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시추 성공률이 20% 수준이면 높은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20~25년간 발견된 유정 중에 가장 큰 매장량이 가이아나 리자에서 발견됐는데, 리자의 시추 성공률이 16%였다"며 "(동해 심해의) 시추 성공률 20%는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망구조를 만약 하나만 도출했다면 시추까지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20%의 성공률이 가지는 의미는 5개 유망구조를 도출해서 시추할 경우 1개의 유망구조에서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액트지오의 규모와 인력을 두고 전문성을 의심하는 일각의 시각에는 "우리팀은 전세계 각지에 흩어져 업무를 보고 있다"며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주요 프로젝트의 분석을 담당하는 건 (탐사) 산업의 표준"이라고 아브레우 대표는 설명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해 심해 프로젝트의 유망성이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액트지오는 동해 심해에서 7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했다"며 "동해 심해에서 저류층과 덮개암의 존재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7개 유망구조에서 35억~140억배럴에 해당하는 매장량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를 찾지 못한 건 리스크"라며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실제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 남아있지 않다. 도출한 유망구조 중에서 석유와 가스의 잠재적 존재 요소를 판별했지만 시추하지 않으면 그 리스크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4월 노르웨이 유전개발업체 '시드릴'과 시추 계약을 체결했다. 시추 작업에는 시드릴이 보유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가 투입된다. 작업은 오는 12월부터 시작한다. 성공 확률은 약 20%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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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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