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마구 뛰는 SSG의 뻥야구 체질 개선, 왕조 시절 스탯이 기대된다

이용균 기자 2024. 6. 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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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4대 0으로 승리한 SS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SSG는 SK시절부터 장타 위주의 팀이었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과의 시너지를 위해서 장타를 때릴 수 있는 타자들을 많이 모았고, 라인업에 배치했다. 타고투저가 한창이던 2017년에는 팀홈런 234개를 때렸고 2018년에는 233홈런을 기록했다. 둘 모두 KBO리그 사상 최다 팀 홈런 1~2위 기록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리는 팀이었다.

그 흐름은 공인구의 교체로 타고투저가 완화된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팀 홈런 숫자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2021년에도 185홈런으로 1위였고 이후 팀 홈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홈런 수가 급감했던 지난 시즌에도 SSG는 125홈런을 때렸다.

올시즌 SSG의 홈런 숫자는 다소 감소했다. 6일 기준 59홈런을 때리며 삼성과 함께 공동 5위다. 팀 성적과 비슷한 위치에 있지만 공동 선두인 KIA 두산(이상 67개)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다. 타석 당 홈런 수는 3위로 올라선다.

2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을 친 SSG 최정. SSG 랜더스 제공



그런데 올시즌 SSG의 공격 스타일이 달라지고 있다. 홈런 보다 더 많은 도루를 성공시킨다. SSG는 6일 기준 팀 도루 73개를 성공시켰다. 지난해부터 뛰는 야구를 했던 LG가 101개로 가장 앞서 있고 두산이 79개로 2위, SSG가 3위다. 팀 홈런 보다 팀 도루가 더 많다.

SK 시절을 포함해 2000년 창단 이후 팀 홈런 보다 팀 도루가 더 많았던 시즌은 홈런 수가 크게 줄었던 몇 차례밖에 없었다. 팀 홈런 125개 이상 시즌 중에는 2009년이 유일했다. 2012년 124홈런에 144도루가 그 다음이다.

SSG의 팀 공격 체질 개선은 안정적 시즌 운영을 위한 고민의 결과다. 장타 위주의 타선은 팀 주축 타자들이 다소 하락기를 겪는 동안 팀 전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SSG 역시 팀 타격 사이클의 기복이 다소 심한 팀이었다.

시즌 초반을 잘 버티다 중반을 앞두고 8연패에 빠진 것 역시 선발진이 흔들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운드가 잘 버텼을 때 타선이 함께 침묵했기 때문이다.

SSG 이숭용 감독 | 연합뉴스



SSG는 연패 탈출 뒤 ‘뛰는 야구’를 더욱 강화했다. SSG는 연패 뒤 7경기에서 6승1패로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7경기에서 때린 홈런도 10개지만, 도루는 무려 19개나 성공시켰다. 같은 기간 도루 실패는 1개밖에 되지 않았다. LG(15개), 두산(13개) 보다도 더 많은 도루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여럿이 많이 뛴다. 7경기 도루 19개를 성공시키는 동안 최지훈이 5개로 가장 많았지만 오태곤이 3개, 박성한, 에레디아, 정준재, 하재훈 등 여럿이 도루 2개를 성공시켰다. 비교적 발이 빠르지 않은 최정과 이지영도 도루 1개씩을 기록했다.

이숭용 감독은 SSG 취임 전부터 ‘뛰는 야구’를 강조했다. 상대로 하여금 껄끄럽도록 느끼게 하는 것도 이유지만, 뛰는 야구는 전체적인 플레이의 집중력을 강화시킨다. 공수에서 모두 다음 플레이를 생각해야 한다. 타석의 타자 뿐만 아니라 누상의 주자, 벤치까지 모두 긴장하게 하는 야구다.

SSG의 전신 SK 왕조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갔던 2007년부터 2012년까지로 평가된다. 그 기간 팀 타선은 홈런도 많이 쳤지만 더 많이 뛰었다. KIA와 막판까지 선두 경쟁을 펼쳤던 2009년 당시 SK 타선은 166홈런에 181도루를 기록했다. 완벽한 우승을 거뒀던 2010년에도 120홈런에 161도루를 기록했다.

올시즌 SSG는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139홈런, 172도루를 기록한다. 최근 도루 숫자의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하면 200도루도 불가능하지 않다. 왕조 시절의 홈런-도루 밸런스와 비슷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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