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차세대 칩 또 공개…삼성·SK, HBM '생사의 게임'

임선우 외신캐스터 2024. 6. 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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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젠슨 황, 이제 이 사람 모르면 인공지능을 논할 수 없게 됐죠.

엔비디아의 CEO를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 산업을 쥐락펴락하는 거물이 됐습니다.

이번 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 관심이 집중됐던 이유도, 젠슨 황 CEO와 경쟁사 수장들이 줄줄이 참여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치열한 AI 각축전이 벌어졌습니다.

시장을 놀라게 한 발표와 발언, 그리고 이를 바라봐야만 하는 우리 기업들 상황까지, 임선우 캐스터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엔비디아가 깜짝 쇼를 펼쳤어요?

[캐스터]

인공지능 시대, 지금 세계에서 제일 잘나간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그간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대만 IT 전시회 컴퓨텍스지만, 젠슨 황이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여기서 황 CEO는 시장의 기대감을 더 키우는, 신제품 양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차세대 AI 제품인 '블랙웰'이 아직 출시도 되지 않았는데, 다음 제품을 공개한 건데요.

차차세대 제품이라고 불러야겠죠.

AI GPU '루빈'입니다.

내후년부터 양상에 들어갈 예정이고, 구체적인 사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6세대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개발 단계에 있잖아요?

현재는 5세대인 HBM3E가 양산을 시작하는 단계죠?

[캐스터]

맞습니다.

HBM4는 내년에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엔비디아가 이 제품을 탑재하면 업계 최초가 되는 거죠.

일각에서는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 제품이 채택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젠슨 황 CEO는 앞서 매년 신제품을 내놓겠다 선언했는데, 착실히 로드맵을 따라가는 모습이고요.

최신 모델인 블랙웰도 당초 예상했던 내년보다 한 템포 빠르게 이미 생산에 돌입했고, 올해 2분기 내에 배송을 시작해, 4분기면 완제품이 데이터센터 형태로 고객들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만간 자체 CPU '베라'도 출시할 예정이고, 2027년에는 루빈 울트라 GPU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경쟁사들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추격 중인 경쟁사들은 의지가 꺾이지 않은 것 같은데, 먼저 AMD는 이번 행사에서 어떤 혁신을 내놨습니까?

[캐스터]

엔비디아의 발표 바로 다음 날 AMD 역시 최신 첨단 AI 가속기를 선보였는데요.

엔비디아의 신형 GPU인 B200보다 1.5배 많은 메모리 용량과 1.2배 빠른 성능을 갖췄다고 설명했고요.

연내 출시 계획을 밝혔습니다.

AMD는 지난 20년간 엔비디아와 GPU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개발 경험과 원천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현재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데요.

GPU 기술에 특화된 엔비디아와 달리 최첨단 중앙처리장치, CPU 개발력을 보유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앵커]

인텔도 새로운 카드를 들고나왔죠?

[캐스터]

팻 겔싱어 CEO도 기조연설에 나섰는데요.

엔비디아를 잡겠다는 의지를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먼저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놨는데요.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 시리즈를 엔비디아 칩의 최대 3분의 1 가격에 내놓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를 잡기 위해 TSMC에 생산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종합 반도체 기업의 자존심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봐야겠죠.

이번에 새로 공개한 AI 프로세서 '루나 레이크' 역시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됩니다.

반도체 왕좌를 되찾기 위해 TSMC가 이끄는 대만 칩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 전력투구에 나선 모습입니다.

[앵커]

대만이 AI 반도체의 '구심점'이 되어가는 모습인데, SK하이닉스도 이번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했잖아요.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있나요?

[캐스터]

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 HBM 개발 선두 주자의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엔비디아 GPU에 탑재되는 5세대 제품인 12단 HBM3E를 비롯해,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받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와 GDDR7 등 주력 메모리 제품들로 부스를 채웠습니다.

[앵커]

신제품만큼이나 CEO들의 발언도 큰 이슈였는데 특히 삼성전자가 언급되면서 시장이 들썩였죠?

[캐스터]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삼성전자의 HBM 칩 탑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도 HBM 파트너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곳 모두 우리에게 HBM을 공급할 것"이라며, "우리도 그들이 최대한 빨리 테스트를 통과해서 AI 반도체 공정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HBM이 발열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런 이유로 실패한 적이 없다"면서, "삼성과의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납품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삼성전자의 즉각적인 부인에도 이 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었는데, 젠슨 황 CEO가 직접 불을 끈 겁니다.

현재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뒤쫓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상당히 민감한 상황이었는데, 젠슨 황의 한마디에 정리가 됐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는 AMD는 SK하이닉스를 눈여겨봤다고요?

[캐스터]

AMD의 리사 수 CEO가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우리나라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묻는 질문에는 "멀티소싱 정책을 추구하기 때문에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AMD는 현재 삼성전자로부터 HBM3를 공급받고 있는데, 새로운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겁니다.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협업설에 대해서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하면서도 확답은 피했습니다.

앞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도입해 차세대 칩을 양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요.

현재 삼성만이 유일하게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또 이달 13일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행사에서 빌 은 AMD 기업담당 부사장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라 구체적인 협업 계획이 여기서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 CEO는 다만 "특정 벤더를 이야기한 것은 아니라며, 3나노에서 TSMC와의 동맹이 단단하다고 언급했는데요.

대만 현지에서 한 말이니까 아무래도 TSMC와의 협업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HBM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기업들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캐스터]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 SK하이닉스는 최근 7세대 제품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6년까지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고요.

삼성전자도 내년까지 HBM4 개발을 마칠 예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양사와 비교해 미미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만년 3위, 마이크론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내년 상반기 6세대 HBM 칩을 처음으로 공개하는데, 만약 계획대로 된다면 기술 격차를 뒤집을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3~5%에 불과하지만, 저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미 5세대 8단 HBM에서도 삼성전자보다 양산 시기를 앞질렀고, 대만 타이중을 중심으로 새로운 HBM 라인을 확충하고, 여기에 미국과 일본 히로시마에도 팹 건설이 예정돼 있어, 올해 생산능력은 지난해보다 6배 넘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위주로 돌아가는 시장에 무시 못 할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얘기인데요.

아직은 격차가 벌어져 있지만, HBM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사활을 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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