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털기·오물 세례…‘현충일 욱일기’ 결국 내렸다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4. 6. 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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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날 욱일기를 내걸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결국 욱일기를 내렸다.

7일 부산 수영구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창문 밖에 내걸렸던 욱일기는 전날 밤늦게 철거됐다.

전날 A씨가 창밖으로 욱일기를 내건 사실이 언론 기사와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A씨를 향해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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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현관문 비난 글로 도배
‘오조준’ 이름 공개에 동명이인 피해
“전국적 관심 끌려 현충일 맞춰 준비”
경찰, 옥외광고물법 위반했는지 검토

현충일 날 욱일기를 내걸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결국 욱일기를 내렸다.

7일 부산 수영구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창문 밖에 내걸렸던 욱일기는 전날 밤늦게 철거됐다. 현재는 두 개의 욱일기 사이에 걸려 있던 ‘민관합동 사기극’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만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A씨가 창밖으로 욱일기를 내건 사실이 언론 기사와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A씨를 향해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현충일인 지난 6일 부산 수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고층 창문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경찰과 지자체까지 나서 해당 집을 찾아가 욱일기를 내리라고 설득하려 했지만, 해당 집 앞에는 ‘여행 가서 아무도 없다’는 내용의 종이만 붙어 있고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행동이 네티즌의 공분을 불러오면서 신상 털기도 잇따랐다. A씨의 이름은 물론이고, 살고 있는 아파트 이름과 호실, 의사인 직업까지 공개가 됐다.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다른 의사가 A씨인 것으로 소문이 잘못 퍼지면서, 해당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의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해당 주민의 현관 앞도 오물과 비난 글로 뒤덮였다. 현관에는 음식물로 추정되는 오물이 묻어있고, ‘나잇값도 못 한다’, ‘토착외구’ 등이 써진 글이 현관에 도배가 된 사진도 공개됐다. A씨는 지방자치단체와 법적 갈등을 빚는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이런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충일에 욱일기를 게양했다가 비난 글로 도배된 부산의 한 아파트 현관. [연합뉴스]
A씨는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반드시 알리고 싶은 일이 있다.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현충일에 맞춰 이 같은 행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A씨는 수영구가 국유재산을 건설업자에게 넘기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고층 건물을 지었다고 주장했다. 이 건물 지하에 매설된 우수관로에 생활 오수가 섞여 들고 있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A씨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헌절,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게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옥외물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A씨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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