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흑인단체, 바이든에 “이스라엘에 무기 주지 말라” 압박

조문희 기자 2024. 6. 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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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성명
“민간인 목숨 앗아가는 폭력 즉각 중단”
대선서 ‘흑인 유권자층 이탈’ 경고 의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이 6일(현지시간)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기념해 찾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미국 전사 묘지를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최대 흑인 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가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NAACP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레드라인’을 긋고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대포 운송을 무기한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NAACP는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간 폭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미국은) 하마스 등 테러조직에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들에도 무기 중단을 촉구 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에는 국제인도법에 부합하는 공격 전략을, 하마스에는 인질 석방과 모든 테러 활동 중단을 각각 요구했다. 데릭 존슨 NAACP 총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왜 우리의 세금이 민간인을 해치는 데에 사용되고 있는지 의문이 많다”며 미국이 도덕적 리더십을 보여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NAACP의 성명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그간 친이스라엘 입장을 드러낸 결과 오는 11월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층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성으로 해석된다. 흑인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으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나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여론조사에서 흑인 응답자 59%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이 인권 기준에 맞게 사용돼야 한다고 답하는 등 최근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눈에 띄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성명에 대해 “NAACP가 흑인 인구가 많지 않은 국가에 대한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드문 사례”라며 “대선을 앞둔 민주당 소속 대통령의 도전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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