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홍보맨' 미국 향한 이재용…창사 첫 파업 맞은 삼성
지난해 比 연차 사용률 ↓…파업 장기화 우려
2주간 미국 출장 떠난 이재용, 미 버라이즌 CEO와 협업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창사 이후 55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 수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인 12만여명의 약 20%를 차지하는 규모로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못한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 부문 직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는 지난달 창사 처음으로 파업 실시를 결의, 노조원들에게 6월 7일 단체 연차 사용 지침을 전한 바 있다. 전삼노는 조합원을 상대로 연가 투쟁 동참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지만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사상 첫 연가 투쟁이 조합원 의에 의해 결정됐으면 하는 취지로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당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로 원래 휴가를 계획한 직원이 많아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와 비교하면 오히려 올해 연차 사용률은 작년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전삼노 파업이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 부족을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파업을 두고 일부 곱지 않은 내부 시선도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연차 사용이 자칫 파업 동참으로 보일 것을 우려해 연차 사용을 취소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노조가 연차 파업을 선언한 이날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 되는 날이다. 1993년 이 선대회장은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이류나 2.5류가 된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시켜도 좋다"라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최근 노조의 파업 선언과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전삼노는 향후 다른 방식으로도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삼노는 이번 집단 연차 사용은 1차 지침으로 이후 2차, 3차지침을 계획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연차 투쟁을 시작으로 총파업까지 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신경영선언 31주년인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주간 미국 출장에 나서며 위기 극복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 회장은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 기업을 비롯해 정계 인사들과 만나는 등 30여 개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가운데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로,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이번 미팅에서 △AI를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제품 관련 홍보 방안도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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