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신경영 선언` 31주년에 첫 파업…생산 차질 없을 듯

윤선영 2024. 6. 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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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7일 연차 사용 방식으로 파업에 나섰다.

창사 이래 첫 파업으로 이날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던 '신경영 선언'을 한 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파업 선언과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감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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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7일 연차 사용 방식으로 파업에 나섰다. 창사 이래 첫 파업으로 이날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던 '신경영 선언'을 한 날이기도 하다.

전삼노는 이날 첫 연가 투쟁에 돌입했다. 앞서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들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파업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2% 규모다.

전삼노는 참여 인원은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이날이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인 만큼 휴가를 계획했던 직원들이 많아 생산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징검다리 연휴이고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유로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쟁의 행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전삼노 측은 지난달 29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세 차례 문화행사를 진행했지만 사측은 아무런 안건도 없이 교섭에 나섰다"며 "총 파업을 목표로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파업 선언과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감이 돌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위기감 속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주간의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등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 장기화 속 노노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가 과거 전삼노의 비위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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