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우크라에 러 타격용 전투기 제공”…푸틴 경고 하루 만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북부 노르망디 지역 도시 캉에서 프랑스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캉/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프랑스산 미라주 전투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면 자국도 외국에 서방을 공격할 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땅과 하늘을 방어할 수 있도록” 미라주 2000-5 전투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이 프랑스에서 훈련을 받도록 할 것이라며 “목표는 연말까지 우크라이나가 전투기와 조종사를 확보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투기를 몇 대 제공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 다소가 개발한 미라주 전투기는 폭탄, 공대지 미사일, 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서방이 제공한 무기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 군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다만, 민간인을 공격하는 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군인 4500명을 훈련시키는 방안도 우크라이나에 제시했다고 밝혔으나 이들을 어디에서 훈련할지는 말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훈련 교관들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언급을 피한 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금기가 없어야 한다”고만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과 합동으로 교관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군인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면 이들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교관 파견이 전쟁을 격화시키는 요소가 아니라고 본다고 강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말 서방 지도자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왔으나, 미라주 전투기 지원은 약속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밀리면서 미국·독일 등이 자국 무기를 동원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자, 미라주 전투기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파리에서 회담한 뒤 추가적인 협력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