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정태중 현대모비스 총괄 트레이너 그가 품은 3가지 덕목, ‘현장 감각’-‘열정’-‘책임감’

손동환 2024. 6. 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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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4년 5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4월 25일 오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코트에서 가장 부각되는 이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코트에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기여하고 있다. 트레이너 파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정태중 트레이너 또한 선수들의 뒤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초보 트레이너
정태중 트레이너는 KBL에서 20년을 보낸 베테랑 트레이너다. 그러나 정태중 트레이너도 ‘시작’이라는 과정을 경험했다. 초보 트레이너로서 시행착오도 겪었다.
게다가 정태중 트레이너가 입사했을 때만 해도, 선수들의 운동 및 치료 환경이 좋지 않았다. ‘재활’이라는 단어 또한 생소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태중 총괄 트레이너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어릴 때부터 트레이너를 꿈꾸신 건가요?
대학교에서 유도를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마사지 동아리에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러다가 2000년에 우연한 기회로 한국마사회 유도 팀에서 일했습니다. 선배님들의 치료를 도와줬죠.
그 후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군 복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대 후 부산 KTF(현 수원 KT)에서 보조 트레이너로 일했습니다. 그때서야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때부터 트레이너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트레이너 협회에서 연수를 받았고, 여러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트레이너 관련 수업도 들었어요.
현대모비스에서는 언제부터 일을 시작하셨나요?
2004년 8월에 “모비스가 막내 트레이너를 뽑는다던데, 한 번 해볼래?”라는 권유를 들었습니다. 선발되기는 했지만, 트레이너로서의 개념을 다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재활 훈련과 응급 조치 등 전문 분야를 거의 몰랐어요. 모비스에서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트레이너가 지녀야 할 지식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입사 초기 때 어떤 것들을 배우셨나요?
제가 입사했을 때, ‘수술도 중요하지만, 재활도 중요하다’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재활’이라는 단어가 급격히 떠오르던 시대였죠. 재활 훈련 중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또한 구분되기 시작했고, 스포츠 의학 관련 논문과 정보들도 많이 업데이트됐습니다. 그러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 운동’을 할 환경이 동시에 형성됐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후, 판단을 해야 합니다”
트레이너는 선수들의 몸만 관리하지 않는다. 선수들의 심리 상태도 체크한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한 후, 경기에 뛸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코칭스태프와 의논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잘 연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심함과 열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한다. 선수들의 부상이 그렇다. 그래서 트레이너는 숱한 돌발 상황들을 대비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트레이너의 하루는 꽤 바쁘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시즌 중에는 오전 8시쯤 출근합니다. 우선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한 후, 팀 훈련을 참가할 수 있는 선수와 팀 훈련을 할 수 없는 선수를 구분해요. 전자와 후자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설정한 후, 9시 15분 정도에 코칭스태프한테 보고합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오전 운동을 체크합니다. 오전 훈련 종료 후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훈련 1시간 전에 테이핑을 시작해요. 오후 훈련과 저녁 식사 후에는 치료와 재활을 하고요. 치료와 재활을 종료한 후, 트레이너끼리 미팅을 합니다. 하루 일과를 피드백하고, 다음 날 해야 할 것들을 점검해요. 또, 병원에 가야 할 선수들과 운동할 수 있는 선수들을 다시 한 번 구분합니다.
트레이너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다독여야 하는 직업이고요.
우선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생각할까?’에 초점을 맞춰서 듣죠. 다만, 이야기를 들은 후, 판단을 해야 합니다.
어떤 판단인가요?
선수들이 단순히 투정을 부리는 거라면, 저는 듣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정말 어려움을 호소하는 거라면, 저는 선수들의 어려움을 코칭스태프나 사무국에 보고해야 합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의 가교 역할인 거네요.
맞습니다. 선수들이 트레이너에게 불편한 것들을 이야기할 때, 저희는 선수들의 불편을 체크합니다. 그리고 언급된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분들에게만 보고합니다. 감독님과 코치님, 사무국 분들과 식당 어머님 등 맡은 일이 다 다르고, 해결해줄 수 있는 분야도 모두 다르거든요.
트레이너 파트가 아무리 신경 써도, 부상은 꼭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부상 방지’는 트레이너 파트의 첫 번째 임무인데요.
부상 자원이 올해 많이 발생했습니다. 한 명이 돌아오면, 한 명이 나가는 식이었죠. 그래서 저희 트레이너 파트도 부상 관련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어떤 과정에서 어떻게 다쳤는지를 범주화할 거고, 거기에 맞는 대책을 코칭스태프에게 보고할 계획입니다. 선수들에게도 피드백을 줄 거고요.

전통 명가의 일원
현대모비스는 KBL 전통 명가다. KBL 최다인 7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운동 문화부터 탄탄하게 잡았다.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잡힌 팀이다.
코칭스태프의 역량과 선수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트레이너의 역할도 중요하다. 농구의 기초인 몸을 만들어야, 농구단이 시스템을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 정태중 트레이너의 역할과 비중은 그런 의미에서 작지 않다. 트레이너 파트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트레이너께서 모비스에 처음 왔을 때, 유재학 감독님께서도 모비스로 부임하셨습니다.
엄청 무서웠습니다.(웃음) 실수 하나 용납하지 않으셨고, 규율을 엄격하게 강조하셨습니다.
유재학 감독님께서는 모비스의 시스템을 만드신 분이기도 합니다.
감독님께서 규율을 강조하셨기 때문에, 저희 구단의 시스템이 잘 구축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시스템에 맞게 행동할 수 있었고요.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였기 때문에, 저희 팀의 성적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예가 있다면?
유재학 감독님께서는 “훈련을 하지 못했던 선수들도 경기에 뛰는 선수들만큼 훈련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이유로, 재활하는 선수들의 운동 프로그램도 타이트했습니다. 그래서 재활하는 선수들이 더 힘들었을 거예요.
현대모비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우승이 기억에 남습니다. 7차전까지 가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많이 떨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플레이오프여도 떨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으신가요?) 늘 가는 무대이고, 자주 접했던 무대여서요.(웃음)

‘현장 감각’과 ‘열정’, 그리고 ‘책임감’
위에서 이야기했듯, 정태중 트레이너는 현대모비스에 오랜 시간 있었다. 최고의 순간도 경험했고, 어려웠던 순간도 같이 겪었다.
그리고 지금은 2024~2025시즌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또, 리빌딩을 했던 현대모비스는 이제 성적을 내야 한다.
그래서 정태중 트레이너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선수들의 부상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려야, 현대모비스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태중 트레이너도 자신의 임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트레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차기 시즌 중점사항은 어떻게 되나요?
앞서 말씀드렸듯, 부상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는 너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저희가 100%의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구단에 너무 죄송했습니다. 차기 시즌에는 부상 선수들 없이 시즌을 치르고 싶어요.
구체적인 중점사항은 어떤 걸까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중요하지만, 기초 체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선수들에게도 ‘줄넘기’와 ‘런닝’ 등 기본적인 운동을 강조했습니다.
트레이너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트레이너도 ‘우승’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려면, 초석을 잘 다져야 합니다.
트레이너께서 보는 초석은 무엇인가요?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입니다. 각자의 퍼포먼스가 좋아져야, 팀의 퍼포먼스가 향상됩니다. 팀의 퍼포먼스가 올라가면, 팀의 경기력 또한 달라져요. 그렇게 된다면, 저희 팀이 우승에 도달할 거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프로 스포츠단 트레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트레이너가 지녀야 할 건 ‘현장감’입니다. 현장에 있는 일들을 대처할 수 있다면, 여러 변수들을 대처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프로 스포츠단에서 일하는 걸 추천합니다. 다양한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고, 변화무쌍한 상황들과 마주하거든요.(웃음)
또,, 프로 스포츠단 트레이너는 선수들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쉬는 날에도 선수들을 체크해야 해요. 그러다 보면, 자기 시간을 갖기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열정’과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러스트 = 락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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