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액트지오 "동해 프로젝트 유망성 상당…리스크도 존재"(종합2보)

입국 이틀 만에 정부세종청사서 기자회견
동해 심해 석유·가스 시추 프로젝트 설명

미국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7일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석유·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줄 수 있는 탄화수소(hydrocarbon)는 아직 찾지 못 했다며 이는 이번 프로젝트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프로젝트 성공률 20%’와 관련해서는 “굉장히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역으로 얘기하면)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자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액트지오의) 미 본사 주소지가 제 개인주택인 것은 맞지만 이는 (소속 전문가들이) 전세계에 흩어져서 일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탄화수소 누적 사실 아직 찾지 못해”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후 이틀 만에 한국 기자들 앞에서 해당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각종 논란, 전반적인 추진 상황 등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액트지오의 설립자이자 소유주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고문’으로 소개됐다. 회견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먼저 “석유와 가스가 실존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굉장히 좁은 대륙붕 내에 많은 모래와 샌드가 들어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저류층’이라고 부른다”며 “분지를 살펴본 결과 저류층과 함께 덮개암(진흙)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고문에 따르면 석유가 실제로 매장돼 있는지 전망하기 위해서는 저류층(모래)과 덮개암 외에도 ▷기반암 ▷트랩 등 총 4가지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 요소를 동해 심해에서 확인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브레우 고문은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며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에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주는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분지에서 굉장히 큰 규모의,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아직 찾지 못했다”며 “이는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탄화수소(hydrocarbon)는 탄소(C)와 수소(H)만으로 이뤄진 유기 화합물을 말한다.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줄 수 있는 화합물이라는 게 아브레우 고문의 설명이다.

다만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에 시추했던 3개 유망구조에서 유의미한 탄화수소를 찾지 못했다는 점을 (아브레우 고문이) 설명한 것”이라며 “이번에 도출한 (7개) 유망구조에 대해서는 시추를 해 봐야 탄화수소의 부존 여부, 부존량을 확인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와 가스의 매장 여부를) 실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시추를 하지 않으면 리스크를 전부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20%’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80%의 실패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본사 주소 개인주택 맞지만 우리는 컨설팅 업체”

아브레우 고문은 자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 3일 “동해 심해에 석유·가스 부존(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2월 액트지오에 심층 분석을 의뢰했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 심해 유망 구조에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부존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물리탐사 결과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 발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가 미국의 한 주택이고 직원 수도 10명 안팎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 소규모 업체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 별개로 지난 6일에는 호주 최대 석유개발 회사인 우드사이드가 지난해 동해 심해 가스전 공동탐사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장래성이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아브레우 고문은 회사 주소가 자신의 개인주택인 것과 관련해 “자택이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우리는 컨설팅 업체다.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석유) 매장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인력을 감축하는 중”이라며 “이는 큰 회사에 속해있지 않더라도 외부에 인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저희 팀은 전세계 각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한 분은 뉴질랜드에 거주하면서 업무를 본다. 브라질에도 기반을 두고 있다. 저류층을 모델링하 분은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본사로 명시된) 미 휴스턴에 실제로 기반을 둔는 직원들은 굉장히 소수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액트지오사에서 ‘해가 지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며 “전세계의 시차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영국 런던에 지사를 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