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재원과 인력은 충분한가?"... 유보통합, 유아교육 전문성과 공공성 확보가 가장 우선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내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하나로 통합되는 유보통합 제도가 실현될 예정이지만, 예산 확보와 인력 확보는 물론이고 통합모델 제시 등 당장 올해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사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용서, 이하 교사노조연맹)은 지난 5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유아교육 전문성이 확보되는 유보통합을 위한 국회 토론회 – 유보통합의 올바른 방향을 제안하다'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교사노조연맹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 국회노동포럼(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이선희 교사노조연맹 정책차장이 사회를 맡고 윤지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이 '국가책임 유보통합, 연령별 전문성 강화로부터!'를, 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직과 교수이자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유보통합,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토론은 이장원 교사노조연맹 사무총장, 김승희 광주대 유아교육과 교수, 곽민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전문위원, 백승한 세종 행복한교육학부모회 준비위원, 정원화 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 최연선 초등교사노조 정책실장, 최경 교육부 영유아교육·보육통합 추진단 대외협력과장이 참여했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이 개회사로 토론회를 시작하고, 서영교, 백승아, 박홍배, 강경숙 국회의원이 참석해 유아교육 전문성과 공공성이 확보되는 유보통합 추진에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 "관리부처 일원화와 영아-유아 보육 교육 이원화는 모순 아니야"
윤지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유보통합에 대한 모든 논의의 중심은 유아여야 하며, 초등학교 취학 전 양질의 유아교육은 유아학교에서 국가에서 책임지는 공공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영유아 발달 차이에 따라 0~2세 보육교사/3~5세 유치원교사 양성체계개편을 통해 전문성이 향상된 교사로부터 발달단계에 적절한 질 높은 유아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의 영유아 연령이원화 체제 확립을 통한 저출생 위기 극복 성공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관리부처 일원화와 영아 보육기관과 유아교육기관의 이원화가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관할 부처 하에 국가의 관리·감독은 철저히 하여 공공성을 높이되, 영유아의 연령에 따른 별도 전문성을 각각 확립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한편, "유보통합은 단기간에 모든 차원을 합치는 방법으론 이루어질 수 없다. 최소 1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상향평준화 할 수 있도록 각 차원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질 높은 유아교육 및 돌봄을 위해서는 멀리 바라보고 함께 소통하며 최선의 방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직과 교수이자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교육부의 '유보통합 추진 주요 사항 보고' 중 국가재정투자계획에 대해 "시도·시군구 보육 예산이 어떤 방식으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될 지에 대해서 구체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또한 각 지자체가 나름의 특색사업으로 진행하던 사업비는 법정전입금 형태로 이관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 사무, 예산 이관에 대해서는 "유아교육과 보육 사무를 담당할 인력 증원을 위해 추가적인 예산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교육부가 제시한 영유아 보육·교육 예산 규모 표에는 해당 예산이 고려되어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추가 재원 확보가 전제돼야 하며, 통합모델 제시를 위한 각론을 꾸준히 준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 과정에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통한 갈등조정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제대로 이 과제를 잘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유보통합 기관은 분명한 '학교', 학과제로 교사 자격 취득해야"
토론에서 김승희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는 유보통합 교육과정, 교사자격, 양성체계에 대해 제언하며 "발달의 연속성과 불연속성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할 때 연령별 교육과정이 교육의 관점에서 시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노조에서 유아교육 공교육화 실현을 위해 '유아학교'를 주장하는 만큼 통합기관은 학교로서 성격이 분명히 규정되어야 하며 그곳에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교사가 근무해야 한다",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사의 질을 높이는 것은 필수. 이를 위해 학과제로 교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원 교사노조연맹 사무총장은 "정부와 여야 정당은 질 높은 영유아 보육·교육 재정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는 대의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30% 수준의 세입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유보통합재정교부금법(가칭)' 제정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곽민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전문위원은 유보통합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정확보와 사무 이관, 통합모델 등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국회에 별도의 TF 또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밀도 있는 논의 및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승한 세종 행복한교육학부모회 창립준비위원은 "유보통합이 학부모들로 하여금 신뢰할 수 있는 정책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기관이 아닌 영유아들을 중심으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조금은 긴 호흡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유보통합 내 유아특수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자격기준, 기관 형태, 예산, 행정 네 분야로 제안하며, "장애영유아에게 알맞은 생애 초기 교육이 제공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연선 초등교사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현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 상황과 이에 대응 경과에 대해 "초등교사들이 늘봄학교 졸속 추진에 대해 공교육 훼손을 염려하고 대응하는 것과 닮아있다"라며, "유보통합은 단계적으로,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현장 교사들의 의견 반영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전했다..
최경 교육부 영유아교육·보육통합 추진단 대외협력과장은 유보통합 추진 현황 및 과제에 대해 안내했다.
◇ "유보통합 원년 당장 내년인데 현장 우려 多... 교육당국은 이제라도 현장 의견 수렴해 올바르게 설계해야"
박근병 교사노조연맹 제1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영유아 보육 사무가 교육부로 이관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유아교육과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세부방안이나 예산과 인력 등에 대한 제대로된 후속조치가 없는 상태라 교육현장의 불안감이 크다"며, "오늘 토론회가 유보통합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유아교육의 전문성이 확보되는 유보통합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자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 단장은 유보통합 추진 과정에 대해 "가히 교육개혁이라 불릴 만큼의 선결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도, 현재까지 주요 쟁점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 방향성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는 입법과 예산으로 함께 하겠다"라고 밝혔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유보통합의 목적이 '모든 영유아에게 차별 없는 질 높은 교육 및 보육을 제공하는 것'인 만큼, 졸속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교육과 보육의 전문성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 및 인력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부모들과 아이들, 교사 모두가 행복한 교육과 돌봄 보장을 위해 함께 하겠다" 라고 전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유보통합은 오랜 시간 논의가 되어왔던 만큼 켜켜이 쌓인 많은 문제들을 함의하고 있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육과 교육의 질 상향 외에도, 육아친화적 노동환경 조성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당장 내년인 2025년 본격 시행을 앞둔 유보통합에 대한 현장의 걱정과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교육당국은 이제라도 현장의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수렴해 올바른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 오늘 토론회에 함께 해주신 분들의 고견을 경청해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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