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는 정말 '불편한 세금'일까 [질문+]
종부세 줄이려는 여야 행보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 영향
주식보다 가벼웠던 부동산 보유
재정 약한 지자체로 가는 종부세
감세 빈틈 메꿀 방법 고려해야
대통령실은 종합부동산세의 다주택자 중과세를 없애려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종부세 기본공제의 기준을 16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법안을 내려다 멈췄다. 대체 종합부동산세가 뭐기에 이렇게도 '못 낮춰서' 안달일까. 종부세를 낮추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는 걸까. 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종부세의 비밀'을 펼쳐보자.
![종부세를 줄이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07/thescoop1/20240607101357141bwbg.jpg)
모든 세금에는 이름이 있다. 소비할 때 붙는 세금은 소비세다. 법인은 법인세를 내야하고 주민은 주민세를 낸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는 '부동산'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재산세가 있는데도 왜 종부세를 따로 만든 걸까.
시작은 2003년이다. '주식 등 다른 자산보다 부동산을 보유한 이들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종부세(국세)를 신설했다. 지방세로 거둬들이는 재산세가 있었지만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거래세에 치중하고 보유세는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었다. 한 사람이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을 때 내야 하는 세금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처음부터 '이중과세'란 논란에 부딪혔던 종부세는 시시때때로 풍파에 시달렸다.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두번이나 나왔다.[※참고: 첫번째 판결은 '세대 합산과세는 헌법 불합치'라는 결론으로 끝났다. 2024년 5월에 나온 두번째 판결의 결론은 문재인 정부에서 늘어난 종부세 과세 대상과 세율이 위헌이 아니라는 거였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컸다. 우리나라 국민 자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이란 점을 감안하면 당연했다. 정치인들이 틈만 나면 종부세를 줄이겠다고 선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2024년 4ㆍ10 총선 이후 대통령실은 종부세의 다주택 중과세(주택을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를 폐지하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를 폐지하겠다는 의견까지 흘러나왔다.[※참고: 해당 법안을 준비하던 박성준 의원실은 논의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는 이유를 들어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이런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건 종부세 부담을 줄여달라는 목소리다. 종부세가 '주택 보유'를 나쁘게 보는 '징벌적 과세'라는 거다. 그렇다면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다주택자 중과세를 없애고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1주택자를 제외해 종부세를 줄여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종부세가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부터 살펴봐야 하는데, 그 중심엔 부동산교부세交付稅다. 전액全額에 가까운 종부세가 여기로 흘러들어가서다.
2021년 종부세 결정세액은 7조2681억원이었다. 2022년 전국 지자체에 내려간 부동산교부세는 7조3828억원이었다. 2022년 종부세 결정세액은 6조7198억원. 그렇게 걷힌 종부세 중 5조7133억원은 2023년 부동산교부세란 이름으로 지방으로 갔다. 2023년 종부세는 4조1951억원으로 결정됐고 2024년 부동산교부세는 4조1098억원이었다.
이처럼 종부세의 세액은 부동산교부세에 영향을 미친다. 지방으로 흘러들어간 부동산교부세는 재정여건(50%), 사회복지(35 %), 지역교육(10%), 보유세 규모(5%) 등 네가지 기준을 근거로 전국 지자체에 배분한다. 재정 여건이 약한 지자체일수록 배분 기준의 절반을 차지하는 재정여건의 지수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사회복지 부문에서는 노령 인구ㆍ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ㆍ장애인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10%의 배점이 있는 지역교육 부문에서는 지역교육 현안 수요, 영어체험교실의 운영 및 수, 보육ㆍ교육학급 수가 많을수록 부동산교부세를 많이 받을 확률이 커진다. 종합하면 종부세가 가는 곳은 재정력이 약하고 사회복지와 교육에 투입할 재정이 많이 필요한 지자체다.
2023년을 기준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가 총세입에서 부동산교부세에 기대는 비중은 3.09%였다. 전체 예산의 3%가량을 부동산교부세이 책임지고 있다는 거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 비중이 훨씬 컸다.
부산 중구는 전체 예산 총액 대비 부동산교부세 비중이 12.10%에 달했다. 부산 영도구, 서구, 동구의 비중은 각각 7.60%, 7.30%, 7.20%였다. 충남 계룡(7.76%), 경북 울릉(7.42%)도 7% 선을 넘었다. 전남 구례(6.72%), 울산 동구(6.68%), 충북 증평(6.53%)도 부동산교부세에 기댄 비중이 평균(3.09%)보다 2배 이상이었다.
비수도권만 그런 건 아니다. 수도권에 속하는 인천 동구(8.18%)도 예산의 8% 이상을 부동산교부세에 기대고 있었다. 종부세를 줄이면 특정 지자체의 예산 중 7~12%가 감소한다는 거다.
물론 부동산 세금을 줄이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인 것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게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 취득세율을 낮추면서 2012년 지방소비세율을 5%에서 11%로 인상했다. 줄어드는 세수를 다른 곳에서 채웠던 거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말하는 다주택자 중과세를 폐지한다면 그만큼 줄어들 세수를 채울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문제는 다주택자가 내지 않는 세금을 누가 기꺼이 내겠느냐다.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07/thescoop1/20240607101401276ktgt.jpg)
12억원인 기본공제를 16억원으로 올리겠다는 방안 역시 마찬가지다. 공시가격이 16억원이었던 주택 소유주들은 원래 기준대로라면 종부세 대상이지만 기본공제가 16억원으로 늘어나면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그만큼 세수가 비는 셈이다. 야당인 민주당이 내놨던 기본공제 16억원도 이 비어버린 구멍을 메꾸는 데는 인색했다.
해당 법안을 준비했었던 박성준 의원실 측은 "16억원으로 기본 공제 금액을 올릴 때 줄어들 세수는 계산해 보지 않았다"며 "세수가 얼마나 감소하는지 계산은 발의할 경우 의안과에서 담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줄어들 세수를 계산하지 않은 채 종부세를 줄이겠다는 정치권의 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16억원이라는 기본 공제 선을 높이게 되면 단순히 공시가격 16억원 이하 주택을 가진 사람만 종부세 납부 대상에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주택에서 걷힐 수 있는 세금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부세는 정말 모든 이에게 '불편한 세금'일까. 논쟁이 필요할 듯하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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