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실력” 중국 축구팬 분노 폭발···12년 만에 2차예선 탈락 위기에 한탄
중국 축구가 안방 만원 관중 앞에 졸전을 펼쳤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출전마저 위태로워진 상황에 중국 축구팬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7일 중국 선양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경기에서 태국과 1-1로 비겼다. 2023년 이후 A매치 사상 가장 많은 4만6979명의 만원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도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하다 가까스로 비겼다. 중국은 전반 20분 만에 수파촉 사라차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끌려갔다. 후반 6분 페널티킥으로 동점 기회를 잡았으나 페이난둬가 실축하면서 중국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패색이 짙어졌던 후반 34분 프리킥 기회를 장위닝이 동점골로 연결하면서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이로써 중국은 2승2무1패로 승점 8점을 쌓아 한국(승점 13)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했다. 태국은 1승2무2패 승점 5점으로 3위를 지켰다.
중국은 최종예선 진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2차 예선에선 각 조 상위 두 팀이 3차 예선에 진출한다. 최종전만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최강 한국과 원정경기를 하는 반면, 3위 태국은 조 최약체인 싱가포르와 경기한다. 중국이 패하고 태국이 승리하면 두 팀의 승점은 같아지는데, 현재 골 득실은 중국이 +1, 태국이 -2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태국이 2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중국이 2차예선에서 탈락한다면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이후 12년 만의 굴욕이다.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이나 참가해 아시아의 출전권이 4.5장에서 8.5장까지 늘었으나 중국은 최종예선 구경도 못하는 위기에 몰렸다.
경기 후 중국 포털 사이트 및 축구 관련 커뮤니티엔 축구팬들의 분노로 뒤덮였다. “우리 실력이 정말 이정도 인가. 부끄럽다” “어떻게 2차예선에서 탈락을 걱정해야 하나” “도대체 우리 축구는 왜 발전하지 않는가” “축구굴기로 그렇게 투자를 했던건 다 어디로 갔나” 등 분노와 한탄, 아쉬움의 글들이 가득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부진 속에 2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후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을 경질하고 크로아티아 출신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하지만 이반코비치 감독은 지난 3월 데뷔전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2-2 무승부에 그치더니 이번에도 태국과 홈경기에서도 비겼다.
중국의 졸전과 2차예선 탈락 위기에 일본 언론도 주목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7일 “중국이 태국과 비기면서 12년 만에 최종예선도 못나갈 위기”라면서 최근 2년 A매치 최다 관중 앞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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