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돌아와 누운 할머니... 가족 돌봄 청소년 등 여러 이름의 '1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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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한때 '학생 요금'을 지불했다.
다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버스비 할인을 받지 못하고 '성인 요금'을 내야 했다.
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만을 청소년으로 바라보는 차별적 인식에서 비롯된 요금 체계였다.
학교 밖 청소년을 사회복지에서 배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학생 요금은 '청소년 요금'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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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집 '열여덟은 진행 중'
청소년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한때 '학생 요금'을 지불했다. 다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버스비 할인을 받지 못하고 '성인 요금'을 내야 했다. 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만을 청소년으로 바라보는 차별적 인식에서 비롯된 요금 체계였다. 학교 밖 청소년을 사회복지에서 배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학생 요금은 '청소년 요금'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청소년이라는 범주 안에서도 복잡다단한 상황에 놓인 이들의 구체적 모습을 잘 상상하지 못한다.
시집 '열여덟은 진행 중'엔 '가족 돌봄 청소년' '미혼 한부모 청소년' '보육원 출신 자립 준비 청년'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가는 열여덟 청소년의 삶과 시선이 담겼다.
시집엔 "벚꽃잎을 밟으며 공장에서 돌아와 누운 할머니"가 "새로 벚꽃이 피어도 일어나지 않"아 간병 기간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는 가족 돌봄 청소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어린 엄마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기에게 "너 때문에 학교도 진학도 꿈도 다 미뤘다"며 짜증을 내면서도, 천사같이 자는 모습을 보고 아기의 가슴을 토닥인다. 아기와 보육원을 나온 이 엄마는 자립 준비금을 모아 단칸방을 얻고 "가족이 뭐 별거냐"면서 씩씩하게 떡볶이를 먹는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열아홉을 앞둔 '열여덟'은 경계의 나이다. 가혹한 현실 속 다양한 처지의 청소년들은 어떤 마음으로 성인기를 맞이할까. 시집 마지막 페이지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나는 네 손을 잡고/너는 내 손을 잡고/우리가 내딛는 발걸음이/한 그루 나무처럼 끄떡없기를." 제각기 다른 출발선에 서 있는 청소년들을 응원해 주고 싶게 만드는 시집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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