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PEF 펀딩 성적 어디가 좋았나…프랙시스·센트로이드 '흐림', JKL·프리미어 '맑음'
프리미어·JKL파트너스 펀딩 순항 중...국민연금 내달 선택 주목
중소형 PEF선 큐캐피탈·코스톤아시아 두각… 'MG 후광' 센트로이드는 줄줄이 탈락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올 상반기 사모펀드(PEF) 출자사업 결과가 속속 나오기 시작하는 가운데 PEF 운용사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 단위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는 프리미어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는 산업은행 출자사업에 선정되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프랙시스캐피탈과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시작부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선 다음달 선정 결과가 나오는 '큰 손' 국민연금의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
프랙시스캐피탈 펀드레이징 '빨간불'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대 80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프랙시스캐피탈은 산업은행 성장지원펀드 대형부문 출자사업에서 최종 탈락했다. 경쟁률은 2 대 1에 그쳤지만 JKL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에 밀려 1500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산업은행 출자사업은 매년 상반기에 진행되는 가장 큰 규모의 콘테스트다. 연내 조 단위 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는 PEF 운용사들은 출자 규모가 큰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아야 추후 다른 기관투자가와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기가 수월하다. 프랙시스캐피탈 입장에서 산업은행 출자사업 탈락은 뼈아픈 일이라는 평가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도 산업은행 혁신사업펀드 대형 부문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수출입은행 출자사업에서도 대형 부문에 지원해 제안서 심사 단계에서 떨어졌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설립된 운용사로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고, 트랙레코드도 적다.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와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지만 아직 회수 성과를 입증하지 못한 게 약점으로 꼽힌다. '출자 비리'로 논란이 된 새마을금고를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점도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내세울 만한 회수 성과가 많지 않고, 첫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는 단계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대형 부문에 지원한 건 전략의 실패"라고 말했다.
프리미어·JKL도 안심하긴 일러
조 단위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는 프리미어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는 산업은행 성장지원펀드 대형 부문에 선정돼 1500억원을 확보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는 수출입은행 출자사업에서도 대형 분야에 지원해 나란히 제안서 심사를 통과했다. 수출입은행은 대형 분야에선 PEF 운용사 한 곳을 선정해 800억원을 출자한다. 프리어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와 경쟁하고 있다. 선정 결과는 이르면 다음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의 선택을 받았지만 프리미어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우선 올해 말까지 최소 5000억원 규모 이상의 펀드 조성을 무리해야 한다. 기간 내에 펀드를 결성하지 못하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출자금을 다시 뱉어내야 한다. 하반기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진행하는 출자사업에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자본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은 가운데 은행과 캐피탈 등 금융기관을 설득해 자금도 유치해야 한다.
결국 프리미어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의 올해 펀드레이징 성패를 가르는 건 국민연금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최대 네 곳의 PEF 운용사를 선정해 1000억~35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인데 동북아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이번 출자사업에 참전하면서 사실상 나머지 대형 PEF 운용사들이 세 자리를 놓고 싸우는 구도가 형성됐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두산로보틱스 투자로 최근 원금의 여섯 배를 회수하는 등의 성과를 내세워 기관투자가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 출자사업 선정 결과는 이르면 다음달 나온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기관투자가들이 여전히 곳간을 걸어 잠그고 있어 대형 PEF 운용사라도 3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반년 내에 모으기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PEF운용사 중에선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 등이 올 상반기 대형 기관투자가 출자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산업은행 혁신사업펀드 대형 부문에 선정돼 900억원을 확보했다. 수출입은행 출자사업 중소형 부문에서도 제안서 심사를 통과했다. 코스톤아시아는 산업은행 혁신사업펀드 중형 부문에 선정됐다. 코스톤아시아는 최대 3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펀드가 조성되면 코스톤아시아의 운용자산(AUM)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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