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강서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도시풍경]

곽성호 기자 2024. 6. 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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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강물 위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다.

성인을 기다리거나 육도삼략이나 주역을 논하는 강태공은 아니지만, 한강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삶을 관조하는 이들이 태공의 도에 결코 뒤처지지는 않을 듯하다.

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서울 도심 한강본류 가운데 드문드문 낚싯대를 세우는 이들이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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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글·사진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잔잔한 강물 위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다.

성인을 기다리거나 육도삼략이나 주역을 논하는 강태공은 아니지만, 한강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삶을 관조하는 이들이 태공의 도에 결코 뒤처지지는 않을 듯하다.

한강하구의 어부들을 아는 이들은 익히 알고 있다. 때에 맞춰 황복을, 민물장어와 그 치어를 잡아 생계를 꾸리는 한강의 어촌계 소속 어부들이 그들이다.

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서울 도심 한강본류 가운데 드문드문 낚싯대를 세우는 이들이 적잖다.

서울 여의도 하류 서울마리나 인근, 나름의 한강 낚시 포인트 중 하나를 찾은 이들은 ‘집에 있기엔 하도 깝깝해서’(김모 씨·86세·관악구 신림동)라거나 ‘운동 삼아’(이모 씨·79세·금천구 독산동) 낚싯대 몇 대와 채비, 미끼로 쓸 지렁이를 챙겨 버스를 타고 한강을 찾는다.

일주일에 한두 번 운동 삼아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찾는다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사는 설모(69) 씨 얘기로는 요새는 잉어 산란철을 앞두고 있어 주로 잉어가 잡히는데, 그 이유로 잉어는 잡히면 방생한다고 한다. 역시나 ‘산에서 고래를 잡는다’는 강태공들의 입담이 어딜 가겠냐 싶듯이 나란히 자리한 세 사람 중 가장 연장자인 김 씨가 “쟈는 애여∼. 우리가 이래도 방생을 많이 해서 이 나이에도 건강한겨”라고 한다. 아흔을 앞둔 어르신이지만, 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기원해 본다.

■ 촬영노트

한강수계에서의 낚시는 엄격하게 관리된다. 한강수계를 따라 지역별로 낚시가 허가된 구역이 설정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1인당 낚싯대는 3개 이하로 허용되고, 미끼 또한 생지렁이 등 허용되는 미끼가 정해져 있다. 떡밥은 미끼로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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