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열풍'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당신도 변우석에 설레나요? [스프]
(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인기 드라마가 종영하면, 해당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시청자에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드라마 종영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 위해 언론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곤 한다. 얼마 전 화제 속에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를 통해 대한민국 여심을 뒤흔들어 놓은 배우 변우석도 최근 대대적인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변우석 인터뷰를 위해 강남의 한 카페를 찾은 기자는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카페 밖을 둘러싸고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 때문이었다. 변우석을 보기 위해 모여든 팬들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연예인을 인터뷰해 봤지만, 언론 인터뷰 장소는 보통 비공개이기 때문에 그곳까지 찾아오는 팬들은 없었다. 아무리 톱스타라도, 인기 아이돌이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변우석의 인터뷰 장소는(어떻게 장소를 알아냈는지 모르겠지만) 극성팬들에게 이미 점령당한 상태였다.
인터뷰 다음날, 변우석의 소속사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최근 변우석의 비공개 스케줄이나 사적 공간에 쫓아오는 사생팬들이 있다며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런 사례만 보더라도, 변우석의 인기가 지금 얼마나 뜨거운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변우석의 7월 서울 팬미팅 예매는 동시 접속으로 무려 70만 명이 몰렸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5월 4주 차 TV-OTT 출연자 화제성 조사에서는 변우석이 드라마, 비드라마 부문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양 부문에서 한 사람이 1위를 차지한 건, 해당 기관이 지난 10년간 화제성 조사를 해온 이래 최초의 기록이다.
2010년 스무 살 무렵부터 모델 활동을 해오다가 2016년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배우로 본격 데뷔한 변우석은 8년 만에 '선업튀'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현재 변우석의 인기에는 '신드롬'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선업튀'는 최고 시청률이 5.8%(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전국 기준)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체감 인기와 화제성만큼은 최고였고 그 중심에는 남자 주인공 류선재 역할을 소화한 변우석이 있었다.
드라마 종영 후 변우석은 각계각층에서 쏟아지는 러브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벼락 스타덤이 여전히 얼떨떨하다는 그는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감사하고 좋은 감정이 더 크다"며 자신을 향한 이 뜨거운 관심을 최대한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월요병 치료제'가 되기까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선재를 연기하면서도 순간순간의 감정이 너무 좋았고요. 제가 느끼는 이런 감정들이 잘 보여서 '시청자분들도 공감해 주시고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 그런 생각으로 촬영에 임하긴 했죠. 그런데 이 정도로 많이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전 '월요병 치료제'란 말이 너무 좋아요. 저도 주말이 지나는 게 아쉽고 월요일이 오는 게 싫었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월요일이 행복해졌다는 표현에서, 저희 작품을 정말 많이 좋아해 주신다는 걸 느꼈어요."
'선업튀'는 남자 주인공 류선재 역을 소화할 남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난항을 겪었던 작품이다. 10대, 20대, 30대를 넘나드는 게 모두 납득이 되는 비주얼과 그에 걸맞은 연기력을 갖추고, 과거에는 수영선수, 현재는 가수라는 설정에 맞게 수영과 노래까지 겸비한 배우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 영화 '20세기 소녀'에서 청량한 10대 연기를 보여준 변우석에게 '선업튀' 대본이 들어갔다.
"처음에 대본을 받고 '이게 나한테 왔다고? 잘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근데 선재가 할 게 많더라고요. 선재는 고등학생 땐 수영선수, 중간엔 체육 대학생, 그리고 34세에는 톱스타죠. 톱스타 선재는 또, 초반 다리에 장애가 있는 솔이를 기억하는 선재, 그냥 솔이를 기억하는 선재, 그 기억을 모두 잃은 선재, 다시 기억을 되찾은 선재까지. 캐릭터는 하나인데 실제로는 네다섯 개의 캐릭터라서 그걸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야 하나,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 작가님과 얘기를 많이 하며 톤을 잡아 나갔어요."
10대 때 전국구 수영선수로 활약한 선재를 연기하기 위해 변우석은 2~3개월가량 수영을 따로 배웠다. 원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지만, 가수 수준의 실력까지는 아니었다는 그는 이클립스 보컬 선재가 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다. 그런 노력으로 변우석은 이클립스의 노래를 모두 직접 가창하며 시청자가 드라마 속 이클립스와 보컬 류선재에 더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게 했다. 변우석은 "녹음할 때 음악감독님의 코칭 덕분에 결과물이 잘 나온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선업튀'의 인기와 함께 극 중 OST로 등장한 '소나기', '런 런(Run Run)' 등 이클립스의 노래들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소나기'는 멜론 차트 TOP 100에서 최고 4위까지 오르며, 지코,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등의 인기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6월 8일 자)에서 '소나기'는 글로벌 200 차트 199위에 오르며, 빌보드 차트에도 진입했다. 국내 배우가 부른 드라마 OST가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해외에서도 불고 있는 '선업튀'와 변우석의 인기 열풍을 가늠케 했다.
변우석은 자신이 부른 노래가 음원 차트까지 강타한 것을 굉장히 신기해했다.
"그게 말이 되나요? 음원 차트에서 정말 굉장한 가수들 중간에 '소나기'가 있더라고요. '이건 그냥 넘어갈 수가 없겠다' 싶어 바로 캡처했어요. (웃음) 전부터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게, 제 드라마의 OST를 불러보는 거였어요. 그런 바람이 있었던 터라, 더 기분이 좋았던 거 같아요."
비슷한 듯 다른, 변우석과 류선재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게 가능할까' 그런 생각으로 고등학생 연기를 해요. 당연히 부담도 되고요. 조명감독님이 조명을 더 많이 써 주시고 감독님들이 카메라에 예쁘게 담아 주셔서 다행히 고등학생처럼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 고등학생을 연기할 기회가 온다면요? 글쎄요. 고맙고 좋긴 하겠죠. 그런데 이제 그만 입어야 하지 않을까요? (웃음)"
'선업튀'의 류선재는 1990년생으로, 변우석과 한 살 차이다. 그러다 보니 선재를 연기하며 공감 포인트들이 많았다. 특히 2008년으로 타임슬립했을 때 펼쳐진 배경, 상황들은 변우석의 과거를 떠오르게 했다.
"저도 비디오가게에서 비디오를 빌려본 적도, 제일 친한 친구랑 아침에 학교에 등교하며 버스에서 이어폰을 나눠 끼고 MP3 음악을 같이 들은 적도 있어요. 그 친구랑은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요."
변우석은 성격적인 면에서는 류선재와 비슷한 점도 다른 점도 있다고 밝혔다.
"어떤 걸 좋아해서 꾸준히 하는 건 선재와 제가 닮은 거 같아요. 그런데 전 감정을 표현할 때 선재처럼 서툴지는 않아요. 선재는 감정을 앞에서 잘 표현하지 못하잖아요? 저도 어릴 적엔 그랬는데, 고등학교 때부턴 안 그랬던 거 같아요. 또 솔이가 계속 밀어내도 포기하지 않는 선재처럼 하지는 못할 거 같아요. 그걸 계속 기다린다는 건 정말 힘든 감정이잖아요. 선재와 어느 정도 성향은 비슷한데, 선재가 워낙 깊이가 깊어서. 저와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이에요."
류선재와 임솔의 사랑스러운 케미와 애절한 서사는 '선업튀' 인기의 근간이었다. '솔선' 커플의 예쁜 모습에 시청자 사이에서는 변우석과 김혜윤이 "진짜 사귀면 좋겠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 변우석은 김혜윤 덕분에 선재를 연기할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혜윤이한테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혜윤이가 솔이의 감정을 연기해 주면, 전 선재로서 가만히만 있어도 표현을 할 수 있었어요. 그만큼 혜윤이가 진솔되게 솔이를 연기해 줬고, 솔이를 연기할 때의 감정들이 좋았어요. 혜윤이가 솔이였기에, 저한테서 선재가 나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너무 좋은 동료였고, 동생이었어요. 혜윤이를 계속 응원할 거고, 계속 같이 성장해 갔으면 좋겠어요."
'선업튀'에서는 류선재와 임솔의 다양한 키스신이 그려졌다. 10대의 풋풋한 키스부터 30대의 농도 짙은 키스까지, 다채로운 키스신이 로맨스의 깊이를 더했다. 키스신 촬영 질문에 변우석은 "안 민망하진 않았죠"라며 부끄러운 웃음을 지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러는 게 좀 그렇잖아요. (웃음) 근데 초반에만 그랬고, 몇 회 지나니 '액션' 하면 (키스)하고 '컷' 하면 떨어지고 그랬어요. 초반엔 좀 어색했는데, 그 이후 몇 번 더 촬영했을 땐 편하게 했던 거 같아요."
10대 선재는 소나기가 내리던 어느 날 노란 우산을 쓰고 환한 웃음을 짓던 솔이의 맑은 모습을 보고 첫사랑에 빠진다. 선재가 솔이를 사랑했다면, 변우석의 이상형은 '현명한 여자'다.
"제가 바보 같아서, 현명한 사람이 좋아요. 제가 할 줄 아는 게 많이 없어요. 살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들도 모르는 게 많아요. 좀 바보 같죠. 그래서 현명한 사람이 좋아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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