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이동혁명' 말 가축화, 4천200년 전 유라시아 초원서 본격화"

이주영 2024. 6. 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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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 큰 변화를 몰고 온 말은 언제부터 인류의 운송수단이 됐을까? 말을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축화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수백 년 이상 늦은 기원전 2천200여년 전 이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기원전 2천200년께 친족 교배 방식 도입 등 말 사육 관행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라 거의 모든 말 혈통이 가축화된 현대 말 혈통으로 대체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말의 가축화가 지금까지 알려진 4천700여년 전보다 수백 년 늦게 이뤄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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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연구팀 "고대·현대 말 552마리 게놈 비교…말 가축화로 인류사 큰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인류 역사에 큰 변화를 몰고 온 말은 언제부터 인류의 운송수단이 됐을까? 말을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축화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수백 년 이상 늦은 기원전 2천200여년 전 이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내몽고 초원의 말과 목동 2019년 7월 중국 내몽고 초원에서 목동이 말을 타고 다른 말들을 뒤쫓고 있다. [© Ludovic Orland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폴 사바티에대학 파블로 리브라도 박사와 툴루즈 인류생물학·유전체학 센터 뤼도빅 오를랑도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7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고대 말 475마리와 현대 말 77마리의 게놈을 비교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원전 2천200년께 친족 교배 방식 도입 등 말 사육 관행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라 거의 모든 말 혈통이 가축화된 현대 말 혈통으로 대체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말의 가축화가 지금까지 알려진 4천700여년 전보다 수백 년 늦게 이뤄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말을 이동 또는 운송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인류 역사에 혁명을 가져왔지만, 말이 언제부터 가축화되고 운송수단으로 전 세계로 확산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유전학적 연구에 따르면 가축화한 말은 얌나야(Yamnaya) 문화로 알려진 청동기 목동들이 거주했던 서부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일부 학설은 도나우강과 우랄산맥 사이 살던 얌나야인들이 기원전 3천년께 대규모로 말을 타고 유럽으로 이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말을 모는 몽골 목동 2024년 8월 몽골에서 목동이 오토바이를 타고 말을 몰고 있다. [© Ludovic Orland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말 가축화가 이루어진 시기를 조사하기 위해 세계 각지 고대 유적에서 발견된 말 475마리와 현대 말 77마리의 게놈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유전적 변화의 역사를 추적했다.

그 결과 기원전 2천200년께 말 사육 관행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기부터 사육의 큰 특징인 친족 교배가 많이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거의 모든 말의 혈통이 현대 말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축화된 말 혈통으로 대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육 관행 변화가 본격화되기에 앞서 기원전 2천700년께부터 유전적 변이가 제한되는 가축화 병목현상이 시작됐다며 이 과정에서 말의 세대 간 간격이 야생에서보다 짧아지면서 가축화한 말의 번식이 더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 가축화 확대는 인류가 말을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이동 능력을 확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며 또 이 결과는 가축화한 말의 확산이 기원전 3천300~2천600년에 대초원 얌나야족의 유럽 대이동과 함께 이루어졌다는 기존 학설과는 배치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기원전 3천500년께 중앙아시아에서 목장과 말을 중심으로 한 자급자족 공동체를 이룬 보타이 문화에서 말 세대 간격이 현저하게 단축된 가축화 증거를 발견했다. 이는 현대의 가축화된 말 혈통이 등장하기 전 이 지역에서도 독립적인 말 가축화가 진행됐음을 뜻한다.

오를랑도 박사는 "이는 결과는 말이 두 차례에 걸쳐 가축화됐음을 시사한다"며 5천500년께 진행된 보타이 문화의 말 가축화는 운송수단보다는 말 개체 수 감소를 해결하고 말고기와 젖 등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알고 있는 두 번째 말 가축화는 4천400년 전 얌나야 문화에서 일어났다"며 "인류는 이를 통해 빠른 이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인류의 역사를 변화시켰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Ludovic Orlando et al., 'Widespread horse-based mobility arose around 2,200 BCE in Eurasia',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597-5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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