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손흥민' 감탄 절로 나오는 캡틴의 희생정신... 역대급 아름다운 모습 연출 [GOAL 싱가포르]

김형중 2024. 6. 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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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한민국 '캡틴 SON'이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가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정식 감독 부임이 미뤄지고, 임시 감독 체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캡틴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냄으로써 팀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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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싱가포르] 김형중 기자 = 역시 대한민국 '캡틴 SON'이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가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후반 막판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후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도 했다.

김도훈 감독(53)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오후 9시(한국시각)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차전 싱가포르와 원정 경기에서 7-0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2골씩 뽑아냈고, 주민규는 A매치 데뷔골 포함 1골 3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배준호도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고 황희찬도 교체로 들어가 한 골을 보탰다.

이날도 어김없이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휘저었다. 한국의 왼쪽 측면에서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개인기를 뽐내며 싱가포르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에만 2골을 몰아친 그는 남은 시간 해트트릭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11일로 예정된 중국전을 대비해 손흥민의 교체를 지시했다. 또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소집된 스트라이커 오세훈(25, 마치다 젤비아)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후반 43분 손흥민이 교체 사인을 확인했다. 이미 7골 차로 벌어져 승부가 기울었고, 2골을 터트려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위해 천천히 걸어 나올 법도 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거의 스프린트 하듯 경기장 가운데를 가로질러 벤치쪽으로 달렸다.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김도훈 감독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장면에 대해 데뷔전 치르는 선수를 위한 것이었냐고 묻자 손흥민은 "맞다. 전 축구선수로서 욕심이 많고 더 뛰고 싶었다. 해트트릭 기회도 분명히 눈앞에 있었다. 더 뛰고 싶었지만, 돌이켜 보면 제 욕심보다는 데뷔하는 선수들의 기억과 경험이 더 소중하다"라며 "교체로 나갈 때 전력 질주한 이유는 경기가 여유로운 가운데, 빨리 나가면 오세훈 선수가 조금이라도 더 슈팅 기회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작은 것도 챙기며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는 또 이날 경기에 대해 "어려운 환경과 분위기에서 선수단이 하나 돼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경기를 치렀다. 싱가포르 대표팀을 존중하면서 경기를 펼쳤고, 좋은 환경과 경기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 할 수 있어 좋았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희생정신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이 달려 나올 때 터치 라인에서 대기하던 오세훈도 '흥민이 형의 의도'를 알아차렸다고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흥민이 형이 뛰어오자마자 전 바로 느꼈다. 그런 부분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 흥민이 형이 평소에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잘 챙겨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또 전하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정식 감독 부임이 미뤄지고, 임시 감독 체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캡틴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냄으로써 팀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다. 팀을 존중하고 팀원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으로 '그라운드의 사령탑'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그의 전력질주 교체아웃은 역대급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될 듯하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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