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사진지문] 차마 밟을 수 없어서
오상민 사진작가 2024. 6. 7. 08:48
자연의 순리, 인간의 도리
# 비가 오는 날 뒷산에 오릅니다. 나무 데크길 위에 봄꽃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습니다. 때가 된 걸까요. 비가 와서 일찍 떨어진 걸까요. 꽃잎엔 아직 생명의 싱싱함이 남아 있습니다.
# 나고 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지만 비를 맞고 있는 꽃잎이 오늘따라 처연해 보입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겠지요. 받아들여야겠습니다. 자연의 순리니까요. 생명의 온기가 남아 있는 꽃잎을 차마 밟을 수 없어 까치발로 조심히 지나갑니다. 인간의 도리니까요.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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