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지구마불2' 김태호-김훈범PD "'디테일'이 곧 차별점…여행예능 새 확장 가능성 마주해 기뻐"

조민정 2024. 6. 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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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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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가 3인 3색 크리에이터의 개성에 막강한 여행 파트너, 신박한 미션을 등에 업고 여행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구마불2' 종영을 앞둔 김태호, 김훈범PD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나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지구마불2'의 인기를 예상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태호 PD는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여러 변수도 많고 시청자들 눈에 특정 프로그램이 오랜 기간 눈에 띄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촬영을 직접 다녀온 후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스펙터클하기도 하고 재미가 있어서 기대감이 있었다. 후배들에 매일 한 이야기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콘텐츠를 먼저 보게 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답했다.

시즌 1과 달리 시즌 2는 3인의 크리에이터 외에 각양각색의 파트너와 함께 여행하는 콘셉트가 등장한 것. 이들에 대한 선택 기준이 있었는지를 묻자 김태호 PD는 "각자의 캐릭터가 확고한 이들을 섭외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에이터들과의 합에 대한 예상 가능성은 점칠 수 있었기에 여러 캐릭터를 분류하고 이에 맞는 분들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ENA

김훈범 PD는 "시즌 1 당시 원지는 제작진 분들과의 소통으로 케미가 돋보였는데 다른 크리에이터 분들의 경우 본인들이 운영하는 채널과의 차이점을 못 느끼겠다고 하더라. 이번 시즌2 여행은 오롯이 여행을 즐기는 분위기로 촬영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비행기 등이 연착되거나 하면 몇 시간 씩 지루하게 되고 전체적인 일정이 늘어지는 편인데 파트너 분들이 더해져 지루함을 덜 느끼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지구마불'은 보드게임 '부루마불'의 게임 방식을 차용해 세계 여행을 나서는 프로그램. 주사위 판 국가들을 선정하고, 무작위로 주사위를 던져 선정되는 국가들을 방문해야 하는 콘셉트다. 때문에 여러 경우의 수를 대비해야 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고.

김태호 PD는 "실제 촬영에 돌입하기 수 개월 전부터 많이 고민하고 회의를 거듭한다. 실제 주사위 판에 들어가는 나라들의 3배수 정도의 국가를 선별하고 자료조사를 진행한다. 사전조사 후에도 계속 국가들을 넣었다 뺐다 한다. 제작진들과의 회의를 통해 '내가 이 나라에 걸리면 가서 뭘 할까?'라는 시뮬레이션을 계속 돌린다"고 말했다. 김훈범 PD 역시 "'내가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라면?'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저희만의 기준을 찾는다. 세 크리에이터들의 밸런스를 잘 맞추기 위한 첨삭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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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크리에이터들과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김태호 PD는 방송인 노홍철을 통해 2022년 여름 햄버거 가게에서 이들과의 만남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제가 처음 방송 일을 시작할 당시에는 카메라 한 대만을 가지고 촬영을 진행하는 터프함이나 리얼함 등이 있었는데 요즘 제작 환경이 달라졌다. 당시에 세 크리에이터 분들께 배우고 싶었던 것은 실제로 카메라 한 대로 촬영을 하시니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 분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부분이 여행과 푸드라고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하면 차별성을 두고 갈 것이냐에 대해 고민하다가 게임적인 요소를 넣게 됐고 게임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의 범람 속 소재 고갈과 차별점에 대한 고민도 있을 터. 김태호 PD는 "처음 (여행 예능을) 시작할 때는 '갈 곳이 많겠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시청자 분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나라도 있고, 실제로 갈 수 없는 나라들도 있다. 아무리 전파를 많이 탄 곳이라도 대중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는 나라가 있고, 익숙한 곳이라며 기피하시는 곳도 있다. 낯섦과 익숙함을 적절히 섞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지구마불2'의 주축인 세 명의 여행 크리에이터가 인기를 얻으며 각종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지 고갈 등 우려의 시선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김태호 PD는 "특정한 예능인이나 방송인 등 출연자가 사랑을 받으면 여러 방송사에 우후죽순 등장한 것은 이미 수 년간 반복돼 왔기에 특별하지 않다"면서 "더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준비를 더 많이 하면 디테일이 달라지고, 우리만의 차별점을 가져가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별성을 위한 고민은 각오하고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시즌에 대한 준비와 각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시즌 2를 통해 방송 콘텐츠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 받게 됐다. 그런 동시에 다른 고민들이 생겨나기도 했고,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들을 더 넣어 시즌 3이 진행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대한 남다른 의미도 전했다. 김태호 PD는 "얼마 전 집에 들어갔는데 장인 장모님과 11살, 5살 아이들이 '지구마불2'를 보며 웃고 있더라. 70년이란 세월을 '웃음'이란 키워드로 한데 묶을 수 있는 공통점을 발견시켜 주는 것이 예능 프로그램만의 장점 아닐까"라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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