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협회 “계란값 폭등 우려”…닭 사육면적 확대 ‘논란’

2024. 6. 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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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가 닭 한 마리의 사육 면적을 50% 확대하라는 정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사육면적이 확대되면 닭 개체수가 줄어 계란 가격이 최대 5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또 농가가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당 정책(산란계 사육환경 개선 정책)을 다시 한번 냉철하게 재검토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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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부터 사육면적 50% 늘려야
산란계협회 “정부방침 전면 재검토를”
정부 “의견 수렴 중…2년 유예 검토중”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농민단체가 닭 한 마리의 사육 면적을 50% 확대하라는 정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사육면적이 확대되면 닭 개체수가 줄어 계란 가격이 최대 5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법령을 예정대로 시행하되, 단속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또 농가가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당 정책(산란계 사육환경 개선 정책)을 다시 한번 냉철하게 재검토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시행령 개정 당시 규제에 대한 영향 분석을 통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알려야 했지만, 분석도 공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기준을 재검토하기 어렵다면 적용 시기를 오는 2033년까지 유보해달라”고 요구했다. 산란계(식용 달걀 생산을 목적으로 기르는 닭) 사육시설 내구연한을 고려하면 기존 농가들도 2033년까지 시설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축산법 시행령에 따라 농가는 내년 9월 1일부터 우리에 넣어 기르는 산란계 적정 사육 면적을 마리당 0.05㎡에서 0.075㎡로 50% 확대해야 한다. 지난 2016∼2017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에 이어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으면서 산란계 사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8월 축산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포했다. 산란계를 기르려는 농가는 시행령 시행일인 2018년 9월 1일부터 규격에 맞게 시설을 갖춰야 한다. 기존 농가는 준비 기간을 고려해 7년간 적용을 유예했다. 유예기간은 8월 31일 끝난다.

협회는 새 사육 면적 기준을 적용하면 사육지에서 기를 수 있는 닭이 약 33%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계란은 하루 1500만개 부족해질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 계란 일평균 소비량이 4500만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량은 소비량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이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계란 생산이 33% 감소하면 가격이 57%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제과·제빵업, 도소매업 등 계란 전후방산업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연간 1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농식품부는 시행령 자체에 대한 재검토보다 기존 농가 시설 교체 상황을 고려해 1년 6개월∼2년간 단속 유예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권역별로 설명회를 하며 농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농가는 최대 2년 유예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으며, 정책 자금 지원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계란 수급에 큰 문제가 없게 할 것”이라며 “5년간 3000억원을 투입해 계란 생산량을 현재보다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는 사육 기준을 변경하되 제도가 연착륙하도록 농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시행령을 완전히 백지화하면 정책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고, 신규 사업자는 이미 변경된 기준을 따르고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무리하게 시행하면 농가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저리 융자 등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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