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옹테크 vs 파올리니, 2024 롤랑가로스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격돌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1위)의 3연패일까. 아니면 언더독, 자스민 파올리니(이탈리아, 15위)의 반란일까. 2024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의 주인공이 시비옹테크와 파올리니로 정해졌다. 둘 모두 준결승에서 예상 외의 낙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롤랑가로스 여자단식 결승전은 6월 8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0시)로 예정되어 있다.
먼저 결승에 오른 선수는 시비옹테크였다. 시비옹테크는 필립샤틀리에 코트에서 벌어진 준결승 1경기에서 코코 고프(미국, 3위)를 6-2 6-4로 제압했다. 이 경기 이전 상대전적 10승 1패, 클레이코트 상대전적 4전승으로 고프에게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던 시비옹테크는 올해에도 고프의 악몽이 되고 말았다. 프랑스오픈에서는 3년 연속 만나 모두 고프를 탈락시키는 인연도 이어갔다.
시비옹테크 vs 고프 @ 프랑스오픈
2022년 : 결승 6-1 6-3
2023년 : 8강 6-4 6-2
2024년 : 4강 6-2 6-4
고프의 서브권으로 1세트가 시작됐지만 시비옹테크가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시종일관 앞서 나간 끝에 1세트를 선취했다. 고프는 2세트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3-1까지 앞서 나갔지만, 시비옹테크가 이어진 고프의 서브게임을 연이어 브레이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고프는 그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올해에도 시비옹테크에 막혀 프랑스오픈의 일정이 마감됐다.
시비옹테크만 만나면 조급해지는 고프의 모습은 이날 경기에서도 여전했다. 어떻게든 공격으로 활로를 찾아보려다 실수로 포인트를 내주는 것이 고프의 전형적인 패하는 패턴이었는데, 이날 그대로 재현됐다. 고프은 27개의 위너보다 12개나 더 많은 39개의 언포스드에러를 범했다. 이런 적중율이라면 세계 1위를 이기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했다.
시비옹테크는 위너도 10개 뿐이었지만 고프에게 23개의 포스드에러를 강제하는 등 그라운드 스트로크 대결에서 고프에 앞섰다. 클레이코트에서의 게임 운영은 도가 튼 모습을 보였다. 서브 이후 3구 또는 리턴에이스 형태의 4구 이내 숏랠리 상황에서의 득점이 46포인트로 가장 많았다.
시비옹테크는 3년 연속 프랑스오픈 타이틀 도전에 나선다. 가장 최근 프랑스오픈 3연패는 2005~07년의 쥐스틴 에넹(벨기에, 은퇴)이다. 만약 시비옹테크가 올해에도 우승한다면 통산 4회 우승으로, 에넹 등과 함께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최다우승 공동 6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비록 시비옹테크에게 패했지만 고프는 이번 대회 종료 후 본인 최초로 세계 2위까지 오른다.
시비옹테크의 이번 대회
1회전 vs 레올리아 장장(프랑스) 6-1 6-2 / 61분
2회전 vs 오사카 나오미(일본) 7-6(1) 1-6 7-5 / 177분
3회전 vs 마리 보즈코바(체코) 6-4 6-2 / 93분
4회전 vs 아나스타샤 포타포바(러시아) 6-0 6-0 / 40분
8강 vs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 6-0 6-2 / 62분
4강 vs 코코 고프 6-2 6-4 / 97분
..
결과 : 6승
세트 : 12득 1실 / 평균 +1.83
게임 : 75득 34실 / 평균 +6.83
평균 시간 : 88분
시비옹테크의 역대 프랑스오픈
2019년 : 4회전(16강)
2020년 : 우승
2021년 : 8강
2022년 : 우승
2023년 : 우승
2024년 : 결승 진출
* 34승 2패 (94.4%) / cf. 나달 112승 4패 96.6%
** 현재 20연승 중
이어진 경기에서는 자스민 파올리니가 17세 돌풍의 미라 안드레예바(러시아, 38위)를 6-3 6-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매일 그랜드슬램 본인 최고 성적을 경신하고 있는 파올리니는 최초로 그랜드슬램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73분은 이번 대회 파올리니의 최소 경기 소요시간이다.
시비옹테크와 고프의 경기 양상과 비슷했다. 클레이코트에서 올해 유독 강한 모습의 파올리니는 특유의 빠른 발을 바탕으로 탄탄한 수비를 내세웠다. 지난 경기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를 돌려 세웠던 안드레예바는 이전 경기에 비해 눈에 띄는 실수가 너무 많았다. 서브게임 관리가 안 됐으며, 경기 내내 브레이크포인트 기회조차 잡지 못할 정도로 이전 경기에 비해 극과 극 경기력을 보였다. 치열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파올리니가 손쉽게 경기를 잡아냈다.
파올리니의 이번 대회
1회전 vs 다리아 세이빌(호주) 6-3 6-4 / 92분
2회전 vs 헤일리 밥티스트(미국) 6-4 7-6 / 103분
3회전 vs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 6-1 3-6 6-0 / 93분
4회전 vs 엘리나 아바네샨(러시아) 4-6 6-0 6-1 / 114분
8강 vs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6-2 4-6 6-4 / 123분
4강 vs 미라 안드레예바 6-3 6-1 / 73분
..
결과 : 6승
세트 : 12득 3실 / 평균 +1.50
게임 : 84득 47실 / 평균 +6.17
평균 시간 : 100분
파올리니의 역대 프랑스오픈
2017년 : 예선 1회전
2018년 : 예선 1회전
2019년 : 1회전
2020년 : 2회전
2021년 : 2회전
2022년 : 1회전
2023년 : 2회전
2024년 : 결승 진출
* 9승 5패 (64.3%) / 예선 성적은 공식 기록에서 제외
** 9승 중 6승이 올해
파올리니는 세계 7위까지 점프가 확정됐다. 이번 시즌 초반 31위까지 떨어졌었는데, 반년 만에 톱 7까지 뛰어 올랐다. 파올리니는 올해 2월, 두바이듀티프리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최초로 WTA 1000 등급 타이틀을 따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리고 있는 파올리니다.
파올리니의 올해 상승세가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이는 시비옹테크도 마찬가지다. 시비옹테크는 올해 클레이코트 성적이 20승 1패로 승률이 95%를 초과했다. 2022년 본인의 역대급 시즌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비급의 시비옹테크에 라이트급 파올리니가 도전하는 형국의 올해 결승전이다.
2024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은 하루 휴식일 후 8일 진행된다. 롤랑가로스의 현역 여제를 상대로 언더독의 반란이 성공할 수 있을 지가 가장 큰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시비옹테크의 2024시즌 현재까지
(성적 / 승률/ 평균 세트득실 / 평균 게임득실 순)
전 체 : 42승 4패 / 91.30% / +1.57 / +5.93
클레이 : 20승 1패 / 95.24% / +1.71 / +6.24
파올리니의 2024시즌 현재까지
(성적 / 승률/ 평균 세트득실 / 평균 게임득실 순)
전 체 : 22승 9패 / 70.97% / +0.81 / +2.97
클레이 : 10승 3패 / 76.92% / +1.00 / +4.85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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