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행복’ 찾아서…고물가 속 편의점, 초저가 경쟁

1000원 미만 PB제품 잇달아

CU가 선보인 990원짜리 PB 스낵 ‘990 매콤 나쵸칩’과 ‘990 체다 치즈볼’. [CU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편의점에서 1000원을 밑도는 상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특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은 ‘런치플레이션(점심값 인상)’에 시달리는 직장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달 990원짜리 자체 브랜드(PB) 스낵 ‘990 매콤 나쵸칩’과 ‘990 체다 치즈볼’ 등 2종을 출시했다. 최대 75g 용량으로 기존 브랜드 대비 중량을 약 20% 늘리고, 가격을 30% 낮춰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지난 2월에는 880원짜리 PB 컵라면인 ‘880 육개장 라면’을 선보였다. 기존 브랜드 용기면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개를 넘어섰다. CU는 또 400원짜리 바 형태 아이스크림 ‘400바’, 1000원 가격의 콘 아이스크림 ‘1000콘’과 같은 초저가 상품도 선보였다.

현재 CU가 판매하는 1000원 미만 상품 수는 780여 개다. 2021년(850여개)보다 약 8.2% 줄었다. 식품을 포함한 생활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는 추세와 맞물려 관련 상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상품 수는 줄었지만, 찾는 손길은 더 잦아졌다. 1~5월 기준 1000원 미만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증가했다. 매출 상위 1~5위 상품 가운데 라면과 생수 같은 생필품이 3개나 들어간 것도 초저가 소비 패턴을 반영한 것이다.

다른 편의점도 가성비 상품에 힘을 주고 있다. GS25는 지난해 11월 990원짜리 PB 컵라면 ‘면왕’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1974 우유 200㎖를 내놓으며 초저가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기존 컵라면 상품 대비 중량은 22% 늘리면서도 가격은 1000원 밑으로 묶은 ‘역슈링크플레이션’(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을 늘리는 것) 상품으로 주목받은 면왕은 지난달까지 80만개가 팔리면서 ‘판매량 100만개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1+1 등의 특가 행사나 묶음 할인 등을 통해 개당 상품 가격을 1000원 밑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초저가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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