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핀현준 찾아간 소년, '버스킹 장인' 되다[인터뷰①]

박민선 인턴 2024. 6.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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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크리에이터 '춤추는곰돌' 인터뷰
참여형 콘텐츠 '랜덤플레이댄스'로 성공 신화
아프리카TV BJ로 시작해 기획사 대표까지
"어릴 때 집 망해…팝핀현준 만나 인생 바뀌어"
"크리에이터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바꾸고 싶어"
"우리 채널 보고 춤 시작한 사람 있다는게 기뻐"
"코로나로 어려움 겪고 동료들 소중함 알게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유튜버 '춤추는곰돌'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6.0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선 리포터 = "'춤추는곰돌' 채널은 저 김별 혼자 만든 게 아닌, 저희 AF STARZ 식구들이 다 같이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길거리에서 진행하는 댄스 버스킹 콘텐츠의 창시자인 크리에이터 '춤추는곰돌'(김별∙38).

그는 아프리카TV 애청자 약 23만명, 유튜브 구독자 약 90만명(본 채널 74만명, 풀영상 채널 15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이며,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AF STARZ의 대표다.

춤추는곰돌은 길거리 공연인 '버스킹'과 여러 사람이 함께 춤을 추는 '랜덤플레이댄스' 문화를 결합해 새운 형태의 참여형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진행하는 현장 공연과 온라인 영상 모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우연히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시작한 그는 2011년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버스킹 방송을 기획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2012년 아프리카TV 모바일 부문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매년 아프리카TV BJ대상 부문에 음악/댄스부문 대상, 최고의 콘텐츠상 등으로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10여년 동안 꾸준히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온 춤추는곰돌.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AF STARZ를 설립해 재능 있는 신인들도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공의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학창시절땐 씨름선수 생활을 하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운동을 그만두고 여러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인생을 바꿔준건 춤과 인터넷방송이었다. 팝핀현준을 스승으로 만나 그와 같은 삶을 살겠다는 꿈을 꾸게 됐고, 우연히 인터넷방송에 도전하게 됐다.

이제는 아프리카TV에서 '레전드 댄스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했지만, 사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회사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때 동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튜브가이드와의 인터뷰에도 AF STARZ 임원진들이 함께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춤추는곰돌이 동료들과 함께 만드는 유튜브 채널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랜덤플레이댄스'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풀어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유튜버 '춤추는곰돌'과 AFSTARZ엔터테인먼트 임원들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AFSTARZ엔터테인먼트 김진우 매니저 실장, 박현수 부장, 춤추는곰돌(김별 대표), 김수강 이사, 박아름 마케팅 팀장. 2024.06.07. yesphoto@newsis.com

"나 혼자가 아닌, 다 같이 참여하는 인터뷰"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희 춤추는곰돌은 콘텐츠를 혼자만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시청자분들과 회사 임원분들이 다 같이 만들어 나가는 채널입니다. 저는 춤추는곰돌의 크리에이터이자 AF STARZ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다른 인터뷰 요청들이 있었음에도 튜브가이드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기사에 아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기사들도 읽어봤는데 크리에이터에 대해 제대로 소개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인터뷰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하기 전 먼저 연락드렸을 때 AF STARZ 임원분들이랑 다같이 오겠다고 하셨는데요.

"맞아요, 저희 임원분들이 참여 안 하시면 저도 안 할 겁니다."

-그럼 함께 오신 AF STARZ 임원분들도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AF STARZ의 이사이자, 비보이 크루 M.B.CREW 댄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LOG ON&OFF'라는 영상회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김수강 이사)

"저는 방송 댄서, 뮤지컬 공연 등의 아티스트 활동을 했고, 지금은 AF STARZ엔터테인먼트의 메인 안무가이자 부장으로서 엔터 쪽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박현수 부장)

"AF STARZ의 실장이자 매니저입니다. 저희가 버스킹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주말마다 어디에서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 지 등 장소 섭외와 행사 진행 부분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김진우 실장)

"저는 마케팅 팀장을 맡고 있고, SNS 홍보와 의류 협찬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박아름 팀장)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유튜버 '춤추는곰돌'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6.07. yesphoto@newsis.com

"집안 형편 어려워져…원래 목표는 댄서 아닌 사업가"

-춤을 추게 된 계기를 알고 싶어요.

"어릴 때 집이 망했어요. 팝핀현준 형님이 춤 레슨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당시 돈이 없어서 '딱 한 번만 레슨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팝핀현준 형님을 만난 다음부터 '나는 이분 스타일로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됐죠. 당시 고1에서 고2 사이였는데 그때 이후로 계속 팝핀현준 영상을 보고 그분 스타일대로 나갔던 것 같아요."

-전문 댄서가 될 생각은 있었나요?

"사실 댄서를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춤을 좋아했지만 돈이 없는 상황이었다 보니 사업을 생각했지, 춤으로 갈 생각은 못 했어요. 그리고 존경하는 사람이 한 분야에서 성공을 하면 저는 다른 분야로 성공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휴대폰 사업도 했고, 광고 사업도 했는데, 크리에이터분들께 협찬하다가 '방송을 한번 해보자' 해서 시작한 게 아프리카TV였죠. 협찬했던 날 방송에서 춤을 한번 췄는데 그 계기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이전에는 씨름을 하셨는데, 춤이 아니었다면 계속 씨름할 생각이 있었나요?

"사실 예전에 씨름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계속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씨름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3등 이상을 못 했을 정도로 한계가 있더군요. 게다가 집도 망했으니까 '그러면 나는 부자가 돼야겠다'라는 생각만 했어요."

-춤을 추면서 본인에게 가장 많이 변화된 부분은 뭔가요?

"성향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옛날엔 고집도 많이 셌고 화도 많이 내서 다른 분들과 많이 싸웠어요. 근데 요즘에는 반대가 된 것 같아요. 옛날에는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만 했는데, 지금은 직원들의 입장에서 다른 쪽 방향도 생각하게 됐어요. 저와 같이 춤을 추며 꿈을 키워서 일한 사람들이 저의 성향을 많이 바꾼 것 같아요."

-임원분들도 춤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중2 때부터 춤을 췄어요. 동대문에서 쇼핑을 많이 했는데, 지금 제가 몸 담고 있는 M.B.CREW라는 팀이 거기서 비보이 공연을 하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엄청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춰 보니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쭉 추고 있습니다."(김수강 이사)

"저도 사실 어릴 때 기초수급자였을 정도로 가난했어요. 당시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살았는데 그때 게임 폐인으로도 지냈죠. 하루에 18시간씩 게임만 하고 그랬는데, 어느 날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다음 날 게임을 전부 삭제하고, 뭘 해야 할지 인터넷으로 찾고 있었어요. 이때 김진호 콘서트를 보고 너무 멋지다고 생각해서 연예계 쪽을 알아보다 가수 비가 춤추는 걸 보고 '이거다' 라고 생각했어요. 이때가 중3 겨울방학 때였죠. 당시 집이 지하였는데, 상반신만 비치는 창문으로 제 모습을 보면서 춤을 췄던 것 같아요."(박현수 부장)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유튜버 '춤추는곰돌'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6.07. yesphoto@newsis.com

“우리 채널 보고 춤을 시작한 사람들이 있는 게 기뻐”

-춤추는곰돌은 총 몇 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나요?

"저희 회사에서 운영하는 것만 30개는 넘을 거예요. 회사 식구들 중에 크리에이터인 분들도 계시고, 유튜브 외에 네이버TV, 틱톡, 인스타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전부 댄스 관련 콘텐츠를 다루나요?

"모두 댄스 관련이이에요. 거의 모든 댄스 장르를 다루고 있어요. 다만 각자 저희 콘텐츠에 맞게 운영하기도 하는데, 김진우 실장님이 운영하는 SNS에서는 행사 홍보 등을 진행하기도 하고, 박아름 팀장님은 의류, 제품 협찬 등을 받아요."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뭔가요?

"사실 영상을 올렸을 때 상처 주는 댓글들도 많이 달렸어요. 그래도 기억나는 것 중 제일 좋았던 것은 '춤추는곰돌 채널을 보고 댄스를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저도 팝핀현준 형님을 보고 춤을 시작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지나서 다른 분들이 저희 채널을 보고 춤을 춘다는 게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회사 운영 어려움 겪기도…이 자리에 있는 건 AF STARZ 식구들 덕"

-10여 년 전 개인 방송으로 시작했는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나요?

"개인 방송은 어차피 개인이 하는 거니까 제가 잘 해냈지만, 유튜브같이 여러 사람이 하는 일에는 서로의 분업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었을 거예요. 버스킹도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이 없으면 진행하기 어렵거든요. 제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1년 반 동안 한번 혼자 해봤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너무 그리웠어요. 춤추는곰돌 채널은 저 김별 혼자 만든 게 아닌, 저희 AF STARZ 식구들이 다 같이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춤추는곰돌은 '혼자'보다 '다 같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이 제가 원래는 성향이 셌어요. 그래서 춤을 추고 콘텐츠 만드는 건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코로나19 유행 시기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코로나19 유행 때 회사가 문을 닫아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때 '내 주변 사람들과 다시 함께하고 싶다' 이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저의 센 성향 때문에 역할 분담이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분담을 잘 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담하시나요?

"채널 운영은 제가 메인이지만, 중간에 저희 김수강 이사님이 디렉팅 역할도 해주시고, 그리고 저희 박현수 부장님이 메인 안무를 맡아주시고, 저희 김진우 실장님은 엔지니어 역할을 해주시는데, 엔지니어 역할도 버스킹에서 중요해요. 그리고 또 저희 키즈팀 케어도 맡아주세요.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하니까 저희 채널에서 재미있는 요소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다 같이' 하는 것을 코로나19 이후로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나요?

"네, 사실 코로나19 때는 다들 힘든 시기였죠. 다른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이 그렇듯 저도 투자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투자금을 하나도 회수하지 못했어요. 그때 다시 한번 일으켜보자고 생각했어요. 그걸 여기 계신 두 분(김수강 이사, 박현수 부장)께도 말했어요. 그때부터 성향을 내려놓게 된 것 같아요. 사람이 소중하다고 느낀 거죠.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유튜버 '춤추는곰돌'과 AFSTARZ엔터테인먼트 임원들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AFSTARZ엔터테인먼트 김진우 매니저 실장, 박현수 부장, 춤추는곰돌(김별 대표), 김수강 이사, 박아름 마케팅 팀장. 2024.06.07. yesphoto@newsis.com

“꾸준히 진행한 버스킹 콘텐츠…크리에이터 인식 바꾸고 싶었다”

-길거리에서 춤 추는 콘텐츠가 본인이 최초라고 하셨는데, 이것을 기획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제가 2011년 9월 7일에 처음 방송했어요. 사실 그전에도 야외 댄스 콘텐츠는 있었지만, 아예 자리 잡고 하는 건 제가 최초였어요. 2011년 11월에 홍대 갔을 때 영상이 유튜브에 있는데, 그때 시청자가 한 300명 정도였어요. 당시에는 모바일로 영상을 볼 수 없었던 시기라 PC로 봐주신 건데, PC로 300명이면 진짜 많이 본 거예요. 그래서 "이걸 해보자" 하고 다음 달인 12월 24일, 25일에 청주 성안길에서 버스킹을 했어요. 그때 사람들이 500명 정도 오더라고요. 그때 '이거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주말 없이 버스킹을 했어요. 그리고 버스킹이 좋은 게, 무대에 올라가는 것은 어떨 때는 호응이 없고 어떨 때는 호응이 많아요. 근데 버스킹은 가까이서 공연하니까 항상 호응이 많죠. 가까이에서 공연하는 사람을 통해 힘을 얻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호응이 크진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이 병도 던지고 돈도 던지고 막 욕도 하고 그랬어요. 당시만 해도 크리에이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옛날에는 크리에이터가 좋지 않은 이미지였으니까요. 그래서 그걸 바꾸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청주 같은 경우는 거의 2년 동안 충북대 정문에서 버스킹 했어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덕분에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나요?

"그때 청주에서 반응이 엄청 좋았어요. 꾸준하게 하니까 "얘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열심히 한다"는 반응이었죠. 나중에 홍대를 갔을 때 그 청주 영상을 보신 분들이 홍대에서도 좋게 봐주셨어요. 만약 본인이 어떤 인식을 바꾸고 싶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하는 거는 본인 자신이에요. 자신이 바꾸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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