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언했지만, (강)승호가 박수 받아야…” 이것이 37세 KBO NO.1 포수의 짬바, 겸손하기까지[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그 적시타는 내가 아닌 (강)승호가 친 것이다. 승호가 박수를 받는 것이 맞다.”
지난 5일 창원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전. 연장 11회초에 희비가 엇갈렸다. 대타 강승호가 1사 1,2루서 NC 우완 송명기에게 볼카운트 2B1S서 4구 낮게 깔린 131km 슬라이더를 통타, 결승 1타점 좌전적시타를 날렸다.
강승호는 그 한 방이 터지기 직전, 24타수 1안타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그날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가 김재호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서 두산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그날 이승엽 감독이 7회초 조수행의 1루 주루시 수비방해 선언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고, 박흥식 수석코치가 경기를 지휘하고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6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웃으며 “강승호를 당연히 내야죠. 당연히 내야하고 수석코치님이 잘 판단하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승호는 원래 능력 있는 선수다. 되게 잘 쳤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고, 하루 쉬었으니 좋아져야 한다. 좋은 기량을 가졌다”라고 했다.
강승호는 시즌 초반 미친 듯이 맹타를 휘두르다 5월 중순부터 타격감이 뚝뚝 떨어졌다. 3할4푼을 치던 애버리지가 6일 경기 후 0.285까지 내려왔다. 그런 강승호는 이승엽 감독의 바람과 달리 6일 경기서 선발라인업에 복귀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삼진 두 차례를 당했다. 여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런 강승호의 결정적 한 방에는 또 다른 비하인드가 있다. KBO 최고포수이자 최고의 오른손타자 양의지의 조언이 있었다. 사실 양의지는 3-2로 앞선 10회말 1사 만루, 최정원 타석에서 결정적인 패스트볼을 범했다. 양의지답지 않은 실수였다.
결과적으로 양의지는 11회초 원포인트 레슨으로 10회말의 실수를 만회했다. 양의지는 당시 강승호에게 “변화구 노려라”고 했다. 실제 NC 우완 송명기는 강승호에게 1~4구 모두 슬라이더로만 승부했다. 내야 땅볼로 더블플레이를 노렸을 수 있고, 송명기가 가장 많이 던지는 변화구가 슬라이더이기도 하다. 송명기로선 최근 강승호의 타격감이 안 좋은 걸 감안해 변화구 승부를 했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양의지는 송명기의 피치디자인을 꿰고 있었다. 왜 KBO 최고포수인지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런 양의지는 6일 경기서 양의지답게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로 맹타를 휘두르며 다시 한번 친정을 무너뜨렸다.
양의지는 “앞선 이틀 모두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그 흐름이 승리까지 연결된 것 같다. 타격감은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성적에 만족할 수는 없다. 팬들이 보내주시는 기대와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안타를 치고, 더 많은 이닝을 포수로 나가 좋은 운영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또한, 양의지는 강승호에게 한 조언에 대해 “변화구를 노리라고 조언을 한 건 맞지만, 그 적시타는 내가 아닌 승호가 친 것이다. 승호가 잘 쳤다. 나를 언급해준 마음은 고맙지만, 승호가 박수를 받는 것이 맞다”라고 했다. 이래서 양의지는 보통 선수 1명이 아니다. 게다가 겸손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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