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내 아내도 제재하나”…클루니, 네타냐후 감싸기에 항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인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포영장 청구를 격렬하게 비난한 백악관에 항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카림 칸 수석검사는 지난달 20일 하마스 지도자들과 함께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해 반인도 범죄를 이유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는 터무니없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등치시킬 수는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클루니는 이에 스티브 리셰티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클루니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터무니없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항의 배경에는 클루니의 아내이자 국제 인권변호사인 아말 클루니도 있다. 아말은 칸 수석검사의 요청으로 전쟁범죄 의심 사례들을 검토하고 법률적 분석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아말은 국제형사재판소의 발표 직후 남편과 함께 만든 ‘정의를 위한 클루니 재단’ 이름으로 낸 성명에서 “난 어떤 충돌은 법의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거나 어떤 가해자는 법 위에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잔학 행위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 구현을 추구하는 국제형사재판소 검찰의 역사적 조처를 지지한다”며, 자신의 팀은 체포영장 청구와 관련한 법률적 검토에서 만장일치 의견이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클루니는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의 아내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제재 부과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에 화가 났었다고 이 문제를 아는 관계자들이 전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4일 국제형사재판소 제재 법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제재는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라며 태도를 바꿨다.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이 반대하기 때문에 제재 법안이 실제 법률로 성립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클루니는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대규모 선거자금 모금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다. 행사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배우 줄리아 로버츠 등도 참석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서는 클루니가 이번 일로 행사에 불참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클루니의 참석 계획이 바뀌지는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클루니는 2020년 대선 때 50만달러(약 6억8천만원) 이상을 기부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와 함께 700만달러를 모금한 행사를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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