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나는 천재 아냐”…과학 석학들 만난 그가 꺼낸 한 마디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2024. 6. 7. 07: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수 지드래곤이 지난 5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이 주최한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에 참석해 대담을 하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대전)=박세정 기자] “파격적이고 싶어서요”

말 그대로 ‘파격’이다. 2017년 미니 앨범 발매 후, 약 7년 만에 공백을 깬 지드래곤이 선택한 무대는 공연장도, 방송도 아니다. 헤럴드미디어그룹이 주최한 국내 최고의 ICT·과학 행사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무대다.

지난 5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에 등장한 지드래곤은 들뜬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유의 도도한 표정도 이날 만큼은 달랐다. 2층 객석을 가득 채운 KAIST 학생들이 내뿜는 열기에 그의 얼굴도 상기됐다. 지드래곤이 “어렸을 때 저도 나름 천재 소리를 듣긴 했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진짜 천재다”고 언급하자 객석에선 뜨거운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과학 천재와 음악 천재의 만남, 지드래곤이 이 무대를 선택한 이유다.

지드래곤이 ICT 과학 토크쇼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행사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이 자리에서 지드래곤은 “기술이 대중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기술과 문화가 융합된 ‘엔터테크’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5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의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에서 가수 지드래곤(오른쪽)과 이광형 KAIST 총장이 대담을 하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USB 앨범·CES 참관…‘테크’ 실험

‘파격’, ‘도전’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니는 그의 행보의 기반에는 ‘테크’가 있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USB 형태의 앨범을 발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테크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음반인 셈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시도를 하게 된 배경을 묻자, 그는 첫 마디는 명쾌했다. “파격적이고 싶어서”.

지드래곤은 “당시는 음반에서 음원으로 흐름이 넘어가는 시점이었다”며 “콘텐츠를 다른 형태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고 좀 더 소장 가치를 느끼게 하고 싶어서 (USB 앨범을)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은 지난 1월엔 전 세계 첨단 기술이 집결하는 CES에 등장해 화제가 됐다. 그는 “그날 하루에 과거, 현재, 미래를 다 볼 수 있어서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우리가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보여준 자리다. 제가 하는 음악과 관련해서도 비전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언급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KAIST에 처음 방문한 지드래곤은 첫 인상에 대해 “기대 이상이다. 계속해서 놀라고 있는 중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연구, 개발하는 현장을 보니 제가 음악 작업을 하는 환경과 비슷하게 연결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에서 지드래곤의 KAIST 초빙교수 임명장 수여식이 진행됐다. 최용호(왼쪽부터)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가수 지드래곤, 이광형 KAIST 총장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임세준 기자
기술 융합 ‘엔터테크’…“하고 싶은 것 너무 많다”

지드래곤과 KAIST는 이날 행사를 계기로 ‘엔터테크’를 위해 힘을 모은다. 지드래곤은 KAIS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임명돼 과학기술을 K-콘텐츠와 문화산업에 접목하는 다양한 실험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날 함께 토크쇼에 참석한 이광형 KAIST 총장은 엔터테크에 대해 “예술가와 관객의 간격을 좁혀주고 공감을 하게 해주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이 총장은 “시각, 청각, 지각적인 연결로 나눠볼 수 있다”며 “장소를 극복하거나, 과거와 함께 공연하는 등 시간을 극복하는 기술도 무대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드래곤은 기술을 융합한 다양한 공연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KAIST에 와서 기술의 개발 과정,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을 둘러 보면서 나는 어떤 방향으로 접목하면 좋을지 미리 생각해볼 수 있었다”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 지금 들뜬 상태다. 일단 되는대로 제가 공연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의 주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에서 가수 지드래곤(오른쪽)과 이광형 KAIST 총장이 대담을 하고 있다. 대전=이상섭 기자

그는 “콘서트의 가장 큰 의미는 현장에 가는 거다. 좀 생동감이 있어야 한다”며 “저의 데이터를 디테일하게 풀어내 콘서트의 부캐처럼 활용하면 진짜가 누구인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AI, 혼합현실 등 다양한 공연의 등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드래곤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최용호 대표는 “영국에는 아바 가수의 상설 공연장이 있다. 홀로그램과 AI 기술이 더해져 새로운 공연장이 만들어 진 것”이라며 “새로운 시도와 혁신은 계속 일어나 5~10년 뒤에는 기술로 소통하는 방식이 또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sjpar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