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 '엘팜포'의 한계는 어디

김윤화 2024. 6. 7. 07: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엘팜포 더한 B형간염 백신 임상 2상 준비
면역항암제·세포치료제 효능도 업그레이드

차백신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활용한 신약 연구개발(R&D) 활동을 넓히고 있다. 엘팜포는 인체의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항암제나 백신에 혼합해 사용하면 치료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현재 엘팜포과 이를 리포좀 제형으로 바꾼 '리포팜'을 활용해 노로바이러스부터 일본뇌염, B형간염, 계절독감 등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개발 진척이 빠른 것은 B형간염 백신으로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엘팜포는 수지상세포, 대식세포 등 주로 면역세포에 있는 TLR(톨유사수용체)에 결합하는 원리로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면역증강제로 사용되는 TLR은 크게 3가지(TLR 2·3·4)로 엘팜포는 이 중 TLR2와 TLR3을 동시에 자극한다.

리포팜은 엘팜포의 성분을 리포좀 형태로 만들어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최근 엘팜포를 혀 밑에 뿌리는 설하투여형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데도 투입했다. 바이오링구스 등 국내외 기업과 함께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엘팜포를 사용한 백신은 그렇지 않은 백신보다 높은 면역항체 생성능력을 확인했다.

차백신연구소가 이처럼 엘팜포를 활용한 연구개발 보폭을 늘리는 이유는 면역항암제나 백신과 함께 사용할 시 치료나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백신연구소 연구원이 지난 4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에서 면역항암후보물질 'CVI-CT-001'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차백신연구소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암학회(AACR 2024)에 참여해 엘팜포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CVI-CT-001'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이 약물을 면역관문억제제와 함께 투여한 결과 동물의 종양크기가 87.3%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같은 기간 면역관문억제제만 투여한 동물의 종양크기는 10~20% 줄어들었다.

엘팜포가 포함된 3세대 B형 간염 예방백신 'CVI-HBV-002'은 지난 1월 발표한 임상 1상 결과에서 2회 투여 만으로 혈청방어율 100%를 나타냈다. 백신을 투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항체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미국계 제약사 다이나벡스가 개발한 3세대 B형 간염 백신 '헵리사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 2억1300만달러(2900억원)를 거둔 바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CVI-HBV-002'를 헵리사비와 같이 두 번만 접종해도 되는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엘팜포는 차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에 활용되는 등 그룹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잠재력도 갖고 있다.

실제 차백신연구소는 차바이오텍과 NK(자연살해)세포와 엘팜포를 함께 배양해 치료제의 효능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차바이오텍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CBT101', 'CBT111' 등의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엘팜포와 같은 원리의 TLR 작용제가 항암제, 면역증강제 등으로 이미 활발히 쓰이고 있다. 대표 약물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MPL(단일인산지질 A)'으로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 백신인 '서바릭스'에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증강제 시장은 2022년 16억2000만달러(2조2100억원)에서 연평균 2.3% 성장해 2030년 19억4300만달러(2조6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차백신연구소 관계자는 "엘팜포를 활용하면 기존 백신의 한계를 극복한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며 "엘팜포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 세포성 면역반응 효과도 유도해 바이러스를 직접 제거하는 치료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특정 질환에 대응하는 항원을 개발하고 이에 맞는 면역증강제를 조합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엘팜포는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어 항암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