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6일 만의 'MOON'과 'RYU'가 함께 만든 승리…사령탑도 코리안몬스터도 설렘 가득, "오랜 시간 걸린 것 같아요" [MD수원]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실점 없이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한화는 6-0 승리를 거뒀고 류현진도 올 시즌 네 번째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1회와 2회 각각 볼넷과 안타로 출루를 허용했지만, 큰 위기 없이 넘겼다. 3회말에는 김상수를 3루수 땅볼,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루수 뜬공,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말 류현진이 첫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강백호가 안타를 때렸다. 문상철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아 1, 3루가 됐다. 하지만 황재균을 삼진, 배정대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에게 5회말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상수가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어 2루까지 갔다. 하지만 로하스를 3루수 땅볼, 김민혁을 삼진으로 잡았다. 6회말에는 2사 후 장성우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막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은 지난달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1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당초 5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경기 전 훈련 중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휴식 후 돌아온 류현진은 호투쇼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당시 상황(대구 삼성전)부터 말씀드리면, 몸을 풀고 있는데도 계속 뻣뻣한 느낌이 있었다. 등판할 수 있었지만, 오늘같이 하려고 한 번 쉬었던 것이다. 그것이 또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래서 잘 쉬었다고 생각한다"며 "팔꿈치를 관리할 시기는 지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2일 삼성과의 경기가 끝난 뒤 제14대 감독으로 김경문 감독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수원 KT 3연전은 김경문 감독이 이끈 첫 번째 시리즈였다.
김경문 감독과 류현진은 대표팀 시절 인연이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을 획득했던 주역들이다. 당시 류현진은 쿠바와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됐다. 2008년 8월 23일의 일이었다. 그 후 5766일이 지난 2024년 6월 6일 김경문 감독과 류현진이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승리를 맛봤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이가 던지는 것을 본다니까 내가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당연히 저도 설렜다. 감독님과는 평생에 있어 가장 좋은 기억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님도 저랑 똑같은 마음일 것 같다"며 "감독님 처음 오실 때는 '집중해야겠다', '분위기 잘 잡아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첫 번째로 했다. 그게 전부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다시 함께하는 것에 대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제가 감독님을 모시고 난 뒤 첫 번째 던지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전날(5일) 경기에서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화가 12-2로 앞선 8회말 등판한 박상원이 삼진을 잡은 뒤 과한 세리머니를 한 것이 원인이었다. 8회말 공격이 끝난 뒤 장성우는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더그아웃에서 나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경기 후 황재균과 장성우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류현진은 벤치 클리어링에 대해 "어제 경기가 끝난 뒤에는 저희가 승리했음에도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오늘 경기장 나와서는 똑같았다"며 "(박상원이) 일부러 한 것이 아니다. 상대를 자극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시즌 초반 안 좋았다가 최근 좋아져서 자기도 모르게 나온 것 같다. 어제 이후로 많은 것을 깨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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