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에이트쇼" 문정희 "5층 역 최고의 도전, 저에게 선물 같았던 작품"[인터뷰](종합)

김현희 기자 2024. 6.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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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에이스팩토리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더 에이트 쇼' 속 5층, 도전정신 느껴졌죠."

배우 문정희가 '더 에이트 쇼' 속 5층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데뷔 27년 차 문정희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굵직굵직한 배역을 맡아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번 '더 에이트 쇼'에서 5층 역을 맡아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문정희와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이날 문정희는 긍정적인 태도로 '더 에이트 쇼' 출연 소감과 더불어 앞으로의 문정희에 대해 진솔한 생각을 전했다.

"전부터 한재림 감독님에 대한 존경심이 높았어요. 이번에 감독님이 작품 같이 하자고 하셔서 망설임 없이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더 에이트 쇼'는 웹툰 원작인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각색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탄탄한 스토리라고 느꼈어요."

문정희는 '더 에이트 쇼'에서 5층 역을 연기했다. 5층은 극 중 참가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중재하는 소위 '피스 메이커'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기의 상황에서 가장 비겁한 모습을 보이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여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문정희는 이러한 5층의 모습을 자신만의 연기로 표현했다. 

"이 인물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에요. 5층은 8명 사이에서 피해자이기도 하고 가해자이기도 하죠. 그 안에 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고, 애매한 라인을 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감독께서 '5층 캐릭터를 잘 표현할 사람이 연기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는데 저에게 배역을 맡기셔서 책임감도 느껴졌고, 어깨가 무거웠어요."

사진 제공=에이스팩토리

문정희는 이번 5층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캐릭터를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했다"라고 밝히며 이번 역할의 연기 주안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데뷔 27년 만에 연기하기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다"라고 전했다. 

"해당 작품에서 5층을 처음 접했을 때, 애착이 가거나 '사랑스럽다'라고 느껴지진 않았어요. 모든 부분에서 착하게 행동하고 보이지만, 정작 위기의 순간 발 뺄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이 모습이 공감되지만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극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이 캐릭터를 어떻게 납득을 시킬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들었고 그간 한 번도 안 해본 스타일이라 도전정신이 발휘됐죠.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캐릭터를 표현하려 했어요."

'더 에이트 쇼'는 정치와 경제를 테마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격돌하는 인물들의 원초적인 욕망을 그려냈다. 이에 작품에는 욕망으로 인해 어긋나버린 인간의 도덕적, 윤리적 모습이 담겼다.

"폭압적인 게임, 방망이를 돌려서 얼굴을 타격하는 장면들에 대해 배우들끼리도 항상 '이렇게까지 해야 해?', '이렇게까지 가야 하는 걸까?'라는 물음을 던졌어요. 한재림 감독님은 '현실은 더 하지 않냐. 한 번은 가야 한다. 불편해도 가야 의미가 전달될 거 같다'고 말하셨어요. 그래서 그런 의미로는 이해가 됐고, 극적인 상황들을 보이는 극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하는 배우들 입장에서 쉽지 않았죠"

극 중 하위층으로부터 제압된 6층은 동정심을 유발해 5층을 이용했고, 결국 5층은 6층을 풀어줬다. 이에 하위층은 상위층에게 제압당해 큰 고비를 맞았고, 이를 통해 5층은 자괴감과 미안함에 체념한 상태가 됐다.

극 후반, 하위층이 상위층을 재제압했다. 이때 5층은 자신을 이용한 6층에게 복수를 다짐했고, 복수에 성공한 5층은 은은한 미소와 함께 잔잔한 섬뜩함을 안겼다.

"그 표정을 지으려고 감독님과 사전에 상의했어요. 6층에게 복수하기 전에 공동 인터폰을 통해서 필요한 약품을 시킬 때 차분한 모습을 보이자고 했죠. 그리고 감독님께서 '5층의 본연의 모습이 어떨 것 같냐'고 물으셔서 제가 '깔끔한 복수가 어떨까요?'라고 했어요. 그래서 은은하면서도 차분한 표정으로 표현했어요. 아마 5층은 잘못된 판단으로 계획을 그르친 것에 대해 고통스러웠을 거예요. 그래서 그 장면은 5층의 마음을 해소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고, 기쁘지만 미안한, 죄책감을 털어내는 마음이었을 거예요."

사진 제공=에이스팩토리

'더 에이트 쇼'에는 8명의 참가자인 배우 배성우, 이주영, 류준열, 이열음, 박해준, 박정민, 천우희가 출연한다. 많은 배우가 한 신에서 동시에 연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더 에이트 쇼'에서 해당 배우들은 완벽한 합을 선보여 대중의 호평을 자아냈다.

"개인적으로 작품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연기자들의 합이에요. 배우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이 있어서 부딪힐 수 있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었어요. 힘든 신이나 감정을 써야 하는 날이 오면 서로가 해당 배우들을 배려해 주고 공감해 줬어요. 격투 장면이 나오면 '얼마나 힘들까' 걱정해 주고, 배우가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날이 있으면 혼자 있을 수 있도록 해줬어요. 이렇게 서로 잘 존중해 줘서 연기 합이 잘 나온 것 같아요."

문정희는 '더 에이트 쇼'에 출연한 것에 대해 "도전적이었고, 선물 같은 작품이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앞으로 배우로서의 행보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배우는 작품과 제가 만나는 '연'이라고 생각해요. 저라는 배우가 활용되는 것이 배우의 목표인 것 같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선물 같은 작품들이 오면 당연히 모든 열정을 다할 것이고, 더더욱 그러려면 저의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품 할 때 모든 것을 쏟아야하기 때문에 일상도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배우로서 잘 표현하기 위해 저의 삶을 먼저 집중해서 잘 살고자 해요."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kimhh20811@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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