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전구체 이어 희토류… LS, 공급망 자립 모범으로

김동욱 기자 2024. 6. 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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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LS그룹] ③中 장악 시장서 영향력 제고
[편집자주] LS그룹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인공지능(AI) 시대 진입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노후 전력인프라 교체 등의 수요가 급증하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과 주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S는 기존사업의 호조를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 분야 투자를 과감히 확대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LS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LS그룹이 공급망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LS 용산 타워. /사진=뉴스1
중국 등 일부 국가가 희귀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망 자립을 위한 LS그룹의 활약이 주목된다. LS그룹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 희토류 등 주요 소재 사업 분야에 진출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속 성장 기틀을 마련하고 국가 차원의 공급망 대응력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전구체 필두로 2차전지 밸류체인 구축


LS그룹은 지난해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와 합작사 'LS-엘앤에프 배터리 솔루션'(LLBS)을 설립하고 전구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는 2026년 초도 양산, 2029년 연간 12만톤 생산을 목표로 새만금 산단 5공구(33만8000㎡)에 전구체 공장을 짓는 게 골자다. ㈜LS의 자회사인 LS MnM도 같은 곳에 전구체 핵심 소재인 고순도 금속화합물을 생산하는 공장(2029년 가동 예정)을 건설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LLBS 1조500억원, LS MnM 1조1600억원 등 총 2조2100억원에 달한다.

LS가 집중하고 있는 전구체는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핵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광물로 전구체를 만들고 전구체에 리튬을 더해 양극재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라 전구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구체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21년 93.7% ▲2022년 95.3% ▲2023년 상반기 97.4% 등으로 증가했다. 중국이 전구체 수출 제한할 경우 한국은 수급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S와 엘앤에프는 전구체를 중심으로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할 방침이다. 동 정·제련 기술력을 가진 LS MnM이 생산한 황산니켈을 LLBS에 공급하고 엘앤에프는 LLBS가 생산한 전구체를 공급받아 양극재를 생산하는 구조다. 투자 완료 시 황산니켈→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이 구축된다. LS그룹은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속도를 높이고자 한다.

LS 전구체 사업은 한국 업체들끼리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급망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앞서 LG화학, SK온 등은 각각 중국 업체와 전구체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 IRA 해외우려집단(FEOC)으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FEOC는 중국 자본이 25% 이상인 합작사에게 IRA 보조금 혜택을 지급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IRA 수혜를 위해 중국 측 지분을 매입해야 하지만 자금 문제, 중국 측의 반발 등으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희토류 사업도 주목… 中 영향력 벗어난다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LS에코에너지 제공
첨단 산업에 필수로 사용되는 희토류 분야에서도 공급망 자립을 추진한다. 미중 갈등 본격화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내리는 등 대외 위협이 커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희토류 생산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 중국은 지난해 말 희토류 정제·가공·활용 관련 4개 기술에 대한 수출을 금지했다. 수출 금지가 기술로 한정된 덕분에 국내 산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향후 제재가 제품으로 확대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 LS는 희토류 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고 국가의 공급망 강화 정책에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다.

LS 희토류 사업 중심에는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가 있다. LS에코에너지는 기존 전력·통신 케이블 중심의 사업을 해저 케이블과 희토류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기업 최초로 베트남 광산업체와 대규모 희토류 산화물(영구자석 필수 원자재) 구매 계약을 맺었다.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희토류 공급국으로 꼽힌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업체가 정제한 네오디뮴 등을 국내외 영구자석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량은 올해 200톤, 내년부터 500톤 이상으로 계획됐다.

LS에코첨단소재의 희토류 사업도 주목된다. 희토류 탈중국 전략에 힘을 싣기 위해 지난달 유럽 1위 영구자석 업체인 바쿰슈멜츠와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연내 법인을 설립하고 2027년부터 연간 1000톤 규모의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완성차 업체 등에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용 네오디뮴 영구자석 생산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10여개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양사 합작법인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LS에코에너지 관계자는 "약 30여년 동안의 베트남 사업 경험과 네트워크, 모회사 LS전선의 비철금속 정련 기술 등으로 희토류 공급망 확보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베트남 업체와의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은 LS전선의 희토류 밸류체인 구축의 시작으로써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영구자석 제조업체와의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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