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일만 석유 발표에…국힘 “산유국 기대” vs 민주 “MB 사기극 연상”

김경호 2024. 6. 7.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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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 발표를 국면 전환용이라고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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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민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 가져야”
이재명 “뜬금없는 산유국론…국회 차원서 철저히 점검”
노종면 “대통령 지지율 20% 대 위기감…국면전환 정치쇼”
투입 예정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노르웨이 시추기업 시드릴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정부는 시드릴과 계약을 맺고 오는 12월부터 웨스트 카펠라를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후보지에 투입하기로 했다. 웨스트 카펠라는 삼성중공업이 2008년 건조한 선박이다. 시드릴 제공
 
여야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산유국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MB) 정부 시절 자원 개발 사기극’을 연상시킨다고 공세를 펼쳤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국가적으로 역량을 모아야 할 일에 연일 ‘뻥통 박정희 시즌2’, ‘탄핵만 답이다’, ‘산유국들이 비웃고 있다’, ‘희망 사기’ 등 막말을 퍼붓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정의 동반자로서 힘을 싣지는 못할망정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는데 ‘미래를 위한 투자’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할 수 있느냐”며 “민주당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주당 지도부는 ‘확률 20%가 곧 실패 80%’라며 일제히 입을 모았다”며 “21세기 최대 석유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가이아나 유전도 성공 가능성은 16%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은 정쟁과 당리당략만을 위한 ‘저주의 굿판’을 벌일 때가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산유국 진입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 발표를 국면 전환용이라고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일대 심해 탐사 사업에 대해 ‘가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 결국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잘 되길 바라지만 참으로 걱정이 많다. 십중팔구(성공 확률 최대 20%) 실패할 사안이라면서 전액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투자자 대량손실도 걱정”이라고 했다.

포항 앞바다에 대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심해 기술평가 기업 액트지오의 대표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방한 기간 중 석유공사에 자문을 제공하고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광구평가 관련 사항을 설명할 예정이다. 인천공항=뉴시스
 
그러면서 “뜬금없는 산유국론 잘 챙겨봐야겠다.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 자원개발 대국민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며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 시추를 강행한다면 관련 공직자들은 형사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드사이드 철수 이후 한국으로부터 분석 의뢰를 받은 기업이 바로 액트지오”라며 “전혀 다른 두 판단이 존재하는데도 한쪽 분석 결과만 공개하며 공식 발표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 상반되는 결론으로 극히 신중해야 할 사안에 대통령이 직접 나선 이유는 또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 및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이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해역에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묻혀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최대 2262조 5000억원의 가치다. 인천공항=뉴스1
 
노 원내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자원개발은 성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실패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잘 되면 좋고, 안 돼도 책임을 묻지 말라는 말이다. 이렇게 무책임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통령의 발표 이후 주식시장이 출렁거렸다.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무책임한 판단”이라며 “대통령 지지율 20%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기획된 ‘국면전환 정치쇼’에 국민이 희망의 널뛰기를 한 꼴”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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