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외인' 춤추게 하는 DH... 이젠 '연봉 3000만원' 추신수 차지, '전설의 화려한 피날레를 위하여'

인천=안호근 기자 2024. 6. 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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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SSG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은퇴를 예고하고 맞은 시즌에서 팀이 치른 61경기 중 20경기 출전에 그쳤다.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은 선수이기에 더욱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추신수(42·SSG 랜더스)가 돌아온다.

이숭용 SSG 감독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추신수가 내일 (서)진용이와 함께 등록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손상 진단을 받고 개점휴업에 들어갔던 추신수의 한 달여 만의 복귀다.

SSG는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며 31승 29패 1무, 5위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팀 득점(306)은 7위, 출루율(0.343)은 8위로 처져 있다. 추신수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추신수는 올 시즌 20경기에서 타율 0.228에 그쳤다. 홈런도 단 하나에 불과했다. 2021년 KBO리그로 돌아와 통산 타율도 0.258로 기대를 밑돌았다.

안타를 치고 기뻐하는 추신수(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러나 '출루 트레인'이라는 별명답게 출루율은 0.391에 달했다. 득점도 지난 3시즌 동안 226점으로 시즌 평균 72득점을 책임졌다. 올 시즌에도 순출루율(출루율-타율)이 무려 0.154에 달했다. 그만큼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많은 출루에 성공한 추신수다.

이날까지 퓨처스리그 삼성전에 출전한 추신수는 2타수 무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복귀 후 3경기에서 6타수 1안타로 타격감이 완전히 올라왔다고 보기 힘들지만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의 관록을 믿었다.

이숭용 감독은 "전부터 라이브 배팅을 하며 계속 준비를 했다. 오늘까지 하면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를 뛰는 것인데 신수 같은 경우는 안 아프면 경기 감각은 충분히 본인이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전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MLB)로 직행한 추신수는 길고 길었던 마이너리그 생활을 끝낸 뒤 2005년 빅리그에 콜업돼 16년 동안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OPS(출루율+장타율) 0.824을 기록했다.

2021년 국내로 돌아온 추신수는 최고 타자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내기도 했지만 2022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활발한 출루와 득점으로 평균 OPS 0.813을 기록 중이다. MLB 시절과 비교해서도 낮은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녹슬지 않은 출루율과 일발장타력을 앞세워 제몫을 해내고 있다.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은퇴를 선언한 뒤 새 시즌을 맞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그는 최저 연봉(3000만원) 계약을 맺었고 연봉 전액 기부 의사도 전했다. 그가 선수 생활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하고 싶은지가 고스란히 나타난 대목이다.

당시 은퇴 결정을 한 추신수는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23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종의 미를 위해 필요한 건 개인과 팀 성적을 모두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같은 뜻을 지닌 이숭용 감독은 향후 추신수 활용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수비는 웬만하면 안 시킬 생각이다. 지명에 집중을 하려고 한다"며 한유섬의 경우 오히려 수비를 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추신수는 체력을 비축하고 부상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나아가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게끔 하기 위한 생각이기도 하다.

기예르모 에레디아 또한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지명타자로 나서는 걸 좋아한다. 동료들을 향해 "나이스, 나이스"를 외치며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향하던 에레디아를 바라보던 이숭용 감독은 "에레디아는 지명타자로 나서면 완전히 난리가 난다. 그런데 DH로도 잘 친다"며 일부 선수들은 DH 자리에서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6일 삼성전 지명타자로 나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에레디아.
이내 에레디아를 불러 세웠다. 한국말로 또박또박 "안녕하십니까"라고 말하며 90도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에레디아를 향해 "지명타자 좋아?"라고 묻자 그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답을 대신했다. 이날도 에레디아는 1회말 결승타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럼에도 지명타자 자리에 대한 이 감독의 생각은 단호했다. 이 감독은 "신수가 들어와 주말 3연전을 다 써야 하니까 큰 그림을 그리고 에레디아를 지명타자로 내보내는 것"이라며 "신수가 올라오면 바로 스타팅으로 쓸 생각"이라고 전했다.

물론 한유섬과 에레디아에게도 지명타자로 나서며 체력을 안배할 기회는 있을 전망이다. 이 감독은 "신수가 풀타임으로 계속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가끔씩 빼주면서 이제 (최)정이도 한 번씩 (지명타자에) 들어가게 할 것이고 유섬이도 수비를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조금씩 (체력) 세이브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이 지명타자로 나설 경우 추신수에겐 휴식을 부여할 계획이지만 이럴 때에도 벤치에서 후반에 대타로 활용할 계획을 나타냈다. 마지막 시즌 추신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최정과 에레디아가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높은 출루 능력을 자랑하는 추신수가 앞에서 밥상을 차린다면 SSG의 공격력은 더욱 배가될 수 있다.

추신수(왼쪽)의 기록 달성에 꽃다발을 건네는 이숭용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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