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롱텀' 시야가 부족했다"…'취임 2주년' 이복현 금감원장의 반성

김근욱 기자 2024. 6. 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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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조직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최근 젊은 직원들의 줄이탈 사태가 발생하는 등 금감원 조직의 지속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은행 등 시중 금융회사들로부터 분담금을 받아 운영되는 조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 체계, 인사, 문화 등 전반적인 컨설팅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급여 부분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니 그 이외에 부분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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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위상 높아졌지만, 직원들은 '한숨'…"돌아오는 것 없다"
직원 이탈에 '지속가능성' 빨간불…7월까지 조직문화 컨설팅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4.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솔직히 기업도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고민을 하고, 구성원들한테 어떻게 KPI(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할지 고민을 하는데 저희가 그런 고민들이 적었다. 기본적으로는 원장인 제가 롱텀(long-term·장기적인) 시야를 못 가진 잘못이다"

지난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조직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최근 젊은 직원들의 줄이탈 사태가 발생하는 등 금감원 조직의 지속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 원장을 수식하는 단어는 '파워풀'이다. 금감원 설립 이래 첫 검사 출신이자 1972년 역대 최연소 금감원장으로 각종 현안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성과도 화려하다. 홍콩 ELS 관련 유례없는 대규모 투자자 손실 사태를 수습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을 조기에 차단하는 등 금감원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금감원 직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이 주목받는 만큼 업무량도 대폭 늘었으나 돌아오는 '당근'이 부족한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감원 직원은 "솔직히 새 원장님 온 이후로 일 엄청 많이 한다"며 "그런데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건 사실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업무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금감원 직원은 "보고를 위한 보고, 야근을 위한 야근이 굳어져 있다"고 말한다.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실 금감원의 처우 개선엔 한계가 있다. 금감원은 은행 등 시중 금융회사들로부터 분담금을 받아 운영되는 조직이다. 일을 많이 한다고 돈을 많이 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조직의 발전이 개인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자 젊은 세대의 '줄이탈'까지 벌어지고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에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자 49명 중 20·30세대는 13명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20·30세대 퇴직자는 연 2~4명 수준이었다.

조직의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금감원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컨설팅에 조직 진단을 받고 있는 상태다. 조직 진단은 올해 4월 말부터 오는 7월까지 진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 체계, 인사, 문화 등 전반적인 컨설팅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급여 부분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니 그 이외에 부분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금감원의 조직문화를 굳건하게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감독원 조직 자체를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조직 진단을 발판 삼아 중장기적인 조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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